우리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에는 단순한 의사표현만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말에는 마음과 생각, 삶의 철학, 그리고 영혼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귀에 들리는 말을 통해 상대방의 의향(意向)과 말뜻, 성격, 기질, 성향, 수준, 그리고 인격을 가늠하게 된다.

우리네 살아가는 인간관계의 많은 문제는
자기 말만 하려고 하고, 누군가의 말을 들으려고도 들어주려고도 하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우리는 어느 사이엔가 이기주의자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자기 입의 말은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않고 말하면서 듣는 것은 자기 듣기 편한대로 골라서 듣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내 맘이지만 상대의 입장과 마음도 배려해 줄 수 있다면 추운 겨울 날 차갑게 언 손에 입김을 불어 녹이는 것과 같은 따뜻한 온기가 우리네 사이를 훈훈하게 해 줄 것 같다.

마음을 가다듬고 상대의 말을 듣는 것이 희미해져 가는 시대가 되어서인지 깊이 귀 기울여 듣는 것은 특정한 사람들이나 또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전문 상담가의 몫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사는 세상의 삭막함과 슬픔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말하는 입은 하나, 듣는 귀는 둘로 만드신 것을 보고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의 균형을 깨닫는 사람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우리가 다 말하고 듣는 것에 실수가 많은 사람들이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말하고 듣는 것의 처세(處世)에 있어서 균형과 조화를 유지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 안에는 감추어진 비밀이 들어 있다.
깊이 귀를 기울이면 그 비밀의 문이 살며시 열린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우리가 누구인지에 관한 존재발견, 존재의미, 삶의 목적, 그리고 우리의 삶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비밀을 알 수 있다.
나를 만나고 나서 삶의 눈을 떴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는 그에게 좋은 사람이고, 좋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깊이 귀 기울여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다.

이야기를 할 때 그냥 들으면 놓친다. 깊이 귀 기울여야 이야기의 본질이 들린다.
깊이 귀 기울여 들을 때 사람들이 오랫동안 '비밀의 문' 안에 묻어둔 아픔의 정체, 상처의 흔적도 비로소 알아들을 수 있다.
들리는 만큼 상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이해한 만큼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다. 육신의 귀와 마음의 귀를 열어 상대의 말에 깊이 귀 기울여 듣는 삶의 훈련은 우리를 보다 큰 사람, 넓은 사람이 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