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의 모음이 삶이다.
그 가운데 특히 과거는 우리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다.
내 기억 속에 담겨져 있는 기억에 대한 여행을 하다 보면,
어떤 일은 그때 그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듯해지고 흐뭇한 미소가 얼굴에 그득해지지만
어떤 일은 생각하고 싶지 않거나
나도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지고 머리가 좌우로 흔들어져지는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있다.

사람의 기억은 단순히 자료를 저장, 또는 삭제하는 역할만 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기억은 스스로 사고(思考)하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착하게 되면 도무지 그것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 만큼 기억의 힘은 대단하다. 만약 그것이 긍정적이거나 창조적인 면이 아니고 부정적이고 우울하고 파괴적인 면에서 집착하는 것이라면 그 기억은 자신은 물론이요 상대방에게 아픔과 충격을 주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우리의 기억과 생각을 다스리지 못하면 마음이 무너지고, 입술의 말과 삶에 균열이 생겨 인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사람의 사고(思考) 구조는 다분히 자기중심적인 면이 강하다.
이상하게도 남에게 섭섭했던 일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데,
남에게 고마웠던 일은 슬그머니 잊혀지곤 한다.
반대로 내가 남에게 뭔가를 베풀었던 일은 오래도록 기억하면서,
남에게 상처를 줬던 일은 쉽사리 잊어버리곤 한다.
우리의 마음에는 왜 그리 섭섭함과 원망과 불평이 많은지, 입에서는 쉬지 않는 악독(惡毒)이 흘러나오는지...
기억과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억과 생각의 균형 감각을 회복하자.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거나 은혜를 입은 일은 기억하고,
누군가에게 대한 원망과 불평을 잊어버린다면 우리 삶은 훨씬 성숙할 것이고 눈에 보이는 현상과 기억의 잔상(殘像)에서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한 호흡 늦게, 또는 한걸음 떨어져서 사람과 현상을 바라본다면 옳고 그름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고, 훨씬 여유 있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하자.
고마운 일만 기억하고 살기에도 짧은 인생이다.
고마운 것은 따로 구별되어지는 것이던가?
고맙지 않은 것도 생각해보고 고맙게 받아들이면 고마운 것이 된다.
모든 것을 고맙게 기억하면 무엇보다도 자기 마음에 평화가 온다.
기억을 다스리면 그럴 일이 없어 보이는데도 얼굴에 늘 미소가 돈다.
그리고 그의 인품에 감사와 기쁨의 향내가 풍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