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아버지 (200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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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8-25 06:05 조회1,7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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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알들을 보호해요.
알들이 깨어나고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리고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 가시고기를
버리고 제 갈 길로 가버리죠.
새끼들이 모두 떠나고 난 뒤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려요.
아빠 가시고기는 왜 죽어버리는 걸까요.
그 이유가 책에는 설명되어 있지 않았어요.
하지만 뻔한 거 아니겠어요?
가시고기는 언제나 아빠를 생각나게 만듭니다.
그래서 가시고기가 있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 마음속에는 슬픔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라요.
아, 가시고기 우리 아빠.

- 조창인의 <가시고기> 중에서 -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뭉클했지만, 여러 해 전에 TV에서 가시고기의 일생에 관한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고 더 큰 감동을 받았었다.
어미 가시고기는 알을 낳고 무책임해 보일 정도로 알 곁을 떠난다.
자녀들에 대하여 무책임한 어떤 부모들처럼 … 
그러나 아빠 가시고기는 알들이 부화되기까지 알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는다.
모든 식음을 전폐하고 잠도 자지 않고 돌 틈에 붙어 있는 알들에게 신선한 산소를 불어 넣어주기 위해 쉴 새 없이 지느러미를 흔든다. 그리고 알을 잡아먹으려는 외부의 다른 물고기들의 공격을 온 몸을 던져 필사적으로 막아낸다. 마침내 알들이 껍질을 뚫고 부화되어 나오기 시작할 때 아빠 가시고기는 모든 기력을 상실하고 강바닥에서 가라앉아 마지막 숨을 몰아쉬면서 죽어간다. 그리고 부화된 알들은 죽어가는 아빠 가시고기를 돌아보지 않고 각기 제 길로 떠난다. 부모에 대해 불효하는 오늘의 세태(世態)와 같지 않은가?

미물인 물고기에게서 생명을 던져 자식을 사랑하는 부성애(父性愛)의 진한 사랑을 보고 불효한 생각들, 그리고 철없었던 효도가 부끄러워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금도 그렇다.

아버지, 내 아버지!
아버지가 계신 곳의 반대편에서 아버지를 불러 봅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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