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목회 칼럼 (2) 목회-하나님의 뜻이냐, 목사의 뜻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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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astor 작성일22-05-16 15:10 조회4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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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에 어떤 목사님을 만났는데 그 분은 교인들에게 성경 구절을 들이대면서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위협(?)했을 때 교인들이 꼼짝 못하고 목사의 말을 순종하더라는 얘기를 했다. 같은 목사의 입장으로 그럴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내 눈에는 그 목사가 ‘공갈범’ 같아 보였다.
 
교회 안에서 어떤 비전을 놓고 이것이 과연 ‘하나님의 뜻이냐, 아니면 목사의 뜻이냐?’ 하는 문제는 단답형으로 말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뜻이 목사를 통해 비전으로 주어질 수도 있고, 목사 개인의 뜻을 마치 하나님의 뜻을 빙자해서 말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깊은 얘기를 하자면 하나님의 뜻이 분명하게 목사를 통해 주어졌다 할지라도 현실은 반대와 거부가 있을 수 있다. 
 
모세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뜻이 하나님의 뜻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대적했고 불순종했던 것을 보면 모세의 능력과 카리스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오늘의 우리 목사들이 목회일선에서 부딪치는 반대와 그 과정에서의 역경은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순종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또한 일부 목사들이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하여 자신의 욕망을 관철시키려 하는 과정에서 교인들은 함부로 반론도 제기하지 못하고 시험에 들기도 하며 결국 영육 간에 속앓이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목회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교인들도 중요하게 생각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 목회자와 교인들 간에는 우선순위가 달라지는데 이로 인해 서로 갈등이 생기게 되고, 심하면 분열과 고통이 따를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목사의 뜻이 틀림없는 하나님의 뜻인가?’라는 의구심마저 들면 하나님의 뜻은 진정성을 잃고 상처투성이로 망가져서 버려지게 된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꿈이고 하나님의 뜻이라면 현실에서도 길이 뻥 뚫리고 좋아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포장된 길은 고사하고 아예 길이 없는 것 같다. 목사의 눈에는 분명 길이 보이는데 교인들 눈에는 전혀 길이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난감할 때가 있다. 목회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하나님의 뜻임을 확신하고 선포하는 것과 교인들을 설득하는 일은 전혀 별개의 일이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 그들을 설득하고 동참시키는 것은 가시밭길이요,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에 묘목을 심는 것보다 더 어렵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목사는 목사대로 갈등하고 침체하게 되고 교인들은 교인들대로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 한다. 이 부분에서 목사나 평신도나 그 누구도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에스키모들이 ‘위대한 땅’(Alyeshka)이라고 불렀던 알래스카는 본래 러시아가 모피 공급을 위해 확보한 땅이었으나 모피 무역이 시들해지면서 러시아는 그 땅을 팔기 위해 내놓았고 1867년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시워드는 반대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알래스카 매입을 위해 열변을 토했다. “의원 여러분, 나는 단지 눈 덮인 얼음의 땅을 매입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눈 속에 감춰진 보물 알래스카를 매입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하여 알래스카를 매입해야 합니다.” 그렇게 겨우 단 한 표 차이로 720만 불에 알래스카 매입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 대표단은 땅을 잘 팔았다고 상여금까지 톡톡히 챙긴 반면에 시워드 장관은 평생 사람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알래스카를 ‘시워드의 아이스박스’라고 놀렸고, 거래 실패를 뜻하는 말로 당시 ‘시워드의 어리석음’(Seward’s folly)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그로부터 30년 뒤 쓸모 없어 보였던 땅 알래스카에서 금광이 발견되고, 20세기에 이르러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발견되자 시워드를 조롱했던 사람들은 그를 ‘꿈의 사람’이라고 불렀고 그는 미국의 영웅이 되었다. (펌글)
 
하나님의 뜻도 그와 같을 때가 있다.
목회가 가장 버겁게 느껴질 때는 하나님께서 말도 안 되는 일들을 품게 하고 기도하게 하시고 또한 그 일을 추진하게 명령하실 때이다. 목사가 생각하기에도 현실적으로 터무니없어 보이는 하나님의 뜻에 대해 ‘믿음으로’ 라고 하면 다 끝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힘든 것은 먼저 목사인 나 자신을 하나님의 뜻에 설득시키는 것이다. 내가 나를 설득시킬 수 없다면 그 일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는 죽은 비전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때때로 목회는 비상식적이고 합리성이 결여된 ‘미친 짓’ 같아 보인다. 하나님의 뜻이 상식 선에서 설명이 되고, 예측 가능하고, 납득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지만 하나님의 꿈은 맨 땅에 헤딩하라고 하실 때가 많기에 최전선에 서 있는 목사는 가장 먼저 갈등하고 가장 깊이 고민하게 된다.
 
목사가 교회 앞에 선포하는 비전이 개인적 감정이나 일시적 충동, 또는 욕망을 이루고자 함이 아니라면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이루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이유 불문하고 마음과 뜻과 손을 합치고 협력해야 한다. 마귀는 자신을 대신해서 하나님을 대적하기 위한 최적의 도구로 인간을 선택했고, 마귀의 군대는 창설된 이래 단 한 번도 분열하거나 흐트러진 적이 없다. 오직 하나님의 백성들을 유혹하고, 주님의 교회를 대적하는 일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을 자주 잊어버리고 마귀가 아닌 같은 편인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겨 왔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마귀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어찌됐든 마귀 좋아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적인 분별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하나님의 뜻은 보물단지인데 왜 주님의 교회 안에서 애물단지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목사와 교인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유기체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것이 하나님의 뜻임에도 빛도 못보고 유야무야 될 수 있다. 성경과 교회사를 보라. 그리고 역사 속에서 또한 오늘까지도 전혀 시작도 못해보고 사장되거나 때를 놓치거나 더 나아가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질되어 버린 하나님의 선한 뜻들이 교회 여기저기에서 나뒹굴고 있음을 우리는 자각하고 통탄해야 한다.
 
‘하나님은 믿는데 목사는 믿을 수 없다.’ 이것이 교회와 교인들의 고민과 갈등이라면 모든 목사는 자신의 인격과 삶에서 정직함과 진실함과 성실함, 그리고 참된 영성을 교회와 교인들 앞에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첫 번째 관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을 이룸에 있어 선봉장이 되어야 할 목사가 디딤돌은커녕 걸림돌로 전락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목사가 교인들의 인격적인 동의와 지지를 받게 되면 목사를 통해서 선포되는 하나님의 뜻들이 탄력을 받게 되고 하나님의 부흥의 역사가 나타나게 된다. 목사와 교인은 이를 위해 협력해야만 하는 것이다.
 
꿈꿀 수 없는 중에 꿈을 꾸는 이유는 오직 하나님 그 분과 그 말씀의 약속을 믿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 선택을 받은 우리가 존재하는 궁극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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