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初心)과 양심(良心) (2017. 08. 13)

페이지 정보

작성자 pastor 작성일17-08-15 07:46 조회460회 댓글0건

본문

자연은 참 성실하다. 
누가 뭐라고 하든 변함없이 자기의 때에 자기의 일을 한다. 
자연은 참 한결같다. 
사람들이 자기에게 어떤 짓을 해도 자기 자리를 지키고 또한 자기에게 주어진 자기 몫의 사명을 감당한다. 
절대 자기 사명을 저버리는 일이 없다.  
 
타우랑가의 겨울 날씨가 한국처럼 엄동설한(嚴冬雪寒)과 북풍한설(北風寒雪)은 아니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다. 
지난 몇 년 동안의 겨울은 새벽에 살얼음이 얼 정도로 추위가 찾아오고 있다.  
새벽기도회를 나오기 위해 자동차에 시동을 켜면 온도계에 보이는 기온이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영하 –3°일 때도 있다. 
생각보다 춥다. 하지만 봄은 오고 있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땅 밑에서 계속 봄은 세상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교회 화단에 뉴질랜드 봄의 전령인 노란 수선화가 땅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내가 꽃을 바라보는 것인지 수선화가 나를 바라보는 것인지 서로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수선화에 비친 내 모습이 그 꽃만 못해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지켜왔다고 생각했던 처음 마음은 처음 마음이 아니었던가 보다.  
양심도 변색된 모양이다. 
주님의 종으로 부름 받아 사명을 감당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목회와 교회 생활이 많이 익숙해져서일까? 
사람을 봤는가보다. 환경을 봤는가보다. 
그래서 초심(初心)도 양심(良心)도 한 송이 꽃 앞에서 고개숙였는가보다.  
 
사람이 내 마음 같지 않고 주변의 상황이 내 뜻 같지 않아도 
노란 수선화 앞에서 내가 해야 할 몫의 사명은 감당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순서 제목 날짜
다음 글 생명력과 생존력 (2017. 08. 20) 2017-08-23
이전 글 애벌레의 열정을 가지고 (2017. 07. 30) 2017-07-30

신앙칼럼

Total 635건 4 페이지
No 제목 이름 작성일 조회
590 제23차 21일 특별 새벽 기도 학교 입소를 앞두고 (2017.10.29) 인기글 pastor 10-28 633
589 안식년을 마치며 … (2017. 10. 22) 인기글 pastor 10-23 624
588 자람의 시간 익음의 시간 (2017. 10. 15) 인기글 pastor 10-16 645
587 사랑이란 - 배요셉 안수집사 (2017. 10. 08) 인기글 pastor 10-08 646
586 밥상 (2017. 10. 01) 인기글 pastor 10-01 652
585 시차(時差) 그리고 시차(視差) (2017. 09. 24) 인기글 pastor 09-24 691
584 천국의 소유권 - 이한나 권사 (2017. 09. 17) 인기글 pastor 09-16 585
583 목회자는 휴게소 정도만 되면 된다 (2017. 09. 10) 인기글 pastor 09-12 863
582 가까이 있는 보물들 (2017. 09. 03) 인기글 pastor 09-03 479
581 생명력과 생존력 (2017. 08. 20) 인기글 pastor 08-23 441
초심(初心)과 양심(良心) (2017. 08. 13) 인기글 pastor 08-15 461
579 애벌레의 열정을 가지고 (2017. 07. 30) 인기글 pastor 07-30 471
578 예수 믿는 자의 “영빨” (2017.07.23) 인기글 pastor 07-24 535
577 우리는 빛의 아들 낮의 아들(2017.07.16) 인기글 pastor 07-18 475
576 배설(排泄)과 건강 (2017.07.09) 인기글 pastor 07-18 488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