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위신 주님과 살찐 나 (201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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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3-22 13:50 조회5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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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번영이 인간을 게으르게 하고 살찌게 한다.
나는 경제적인 부유함을 크게 누리지 못했지만 나도 게으르고 살찐 그런 부류의 한 사람이다.
지금 나의 몸은 13년 전 이곳에 왔을 때와 비교해서 체중으로만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살찐 편이다. 칼럼을 읽는 교우들이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삐쩍 말라서 물가에서 윗옷을 벗
고 멱을 감거나 수영을 할 때 보면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였다. 그 후에 부모님이 한약과 인삼을 많이 먹
여서 그런지 그 효과가 서른 살 정도부터 나타난 것 같다. 살이 찌는 체질인 것은 맞지만 지방을 연소시킬 열정이
모자라 이렇게 살이 쪄 가는가 싶은 마음이 드니까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어느 책에서 본 “살찐 새는 날지 못한다”
는 문구가 지금 가슴을 세차게 내리친다.

비만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워함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또한 자신의 몸매
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 요가, 소식, 저칼로리 위주의 식단. 지방 분해에 탁월한 차 또는 건강식품
등을 찾아 먹는다. 어떤 사람은 살찌는 것이 조절이 안 되니까 지방 흡입 시술을 받기도 하고 자신의 의지로 식욕
이 절제(節制) 되지 않는 사람들은 위(胃)를 절제(切除)하는 시술을 받기도 한다.

늦은 나이에 기독교에 귀의한 이어령 교수의 말에 깊은 공감이 가는 대목이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 어떤 종교도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부처님보다는 예수님이 더 가깝게 느껴졌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틴토레토(Tintoretto)의
그림 때문이었는데 연화대 위에 가부좌를 틀고 넉넉한 얼굴과 몸집으로 앉아있는 부처님과는 달리 십자가에 못 박
혀서 피가 묻어나는 갈비뼈가 드러난 채로 매달린 예수님의 모습에 더 깊은 연민이 느껴졌던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에 나오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살찐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폭군 황제 네로의 향연에서 볼썽사나울 정도로 살이 피둥피둥하게 오른 자들과는 아주 다르다. 배신자 유다마저도
야윈 체구이다. 갸름하고 야윈 예수님의 손은 아주 인상적이다. 그런데 잘 보면 왼쪽 손은 손바닥이 보이는 열린
손이고 오른쪽 손은 손등이 보이고 약간 주먹을 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열린 손과 대조를 이루는 닫힌 손이다.
열린 손은 받아들이고 닫힌 손은 거부하고 벌한다. 제자들은 열린 손으로 맞고 배신자 유다와 같은 악은 닫힌 손으
로 거부한다. 하지만 이 두 손의 선이 팔과 어깨로 위로 올라가면 하나로 합쳐진다. 그렇게 모순되는 두 손이 하나
가 되는 곳에 예수님의 얼굴이 있다. 그리고 머리 뒤로는 빛과 하늘이 보이는 창문이 후광을 이룬다.

로마 시대의 한낱 죄수로 십자가에 처형되었던 시골 나사렛 사람이 어떻게 2천 년이 넘게 이 지구의 구석구석까지 그 존재의 빛을 발하실 수 있었을까? 아무리 무신론자, 반기독교인이라도 조용히 자문해 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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