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자리에서 섬길 때 기쁨이 있더라. (20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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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15 03:40 조회6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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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함께한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고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9월 26일 엘리자베스 유스 센터에서 이곳 타우랑가에 거주하는 여러 민족들, 즉 한국, 중국, 필리핀, 사모아, 통아, 뉴질랜드의 8개 교회들이 모여 다민족 체육대회 행사를 가졌다. 서로 인종도, 언어도, 문화와 관습도, 음식도 다르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기에 예수 믿는 자들로서의 연합을 위한 시간이었다.
우리 교회는 올 해 처음 참가했는데 거기에 모인 사람들의 숫자와 패기에서 넘쳐나는 열정이 느껴졌다.
행사 날이 아이들 방학 기간이어서 여행이나 야외로 나간 분들도 있고, 교우들 가운데 토요일에도 사업장 문을 열고 장사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인지 우리는 불과 20명 정도 모였다. 게임 종목은 실내축구, 농구, 배구, 탁구였는데 다른 교회의 선수들에 비하면 우리 선수는 모두 6명에 불과했다. 교체할 선수는 없었다. 그 6명은 온 몸이 땀으로 젖고, 목이 터져라 외치며 경기마다 분전하면서 전 경기를 뛰었고 그 열세의 인원으로 실내축구는 우승을 했으니 감동이었다. 그 날, 장어라도 잡아 선수들 먹여야겠다고 했던 말을 어제 실천하게 되었다.

토요일이지만 교우 몇 가정, 청년과 함께 파파모아 게 낚시를 갔다.
몇 년 만에 바닷가 백사장을 맨발로 밟았다. 자동차로 10-20분이면 갈 수 있는 지척인데도 말이다.
날씨는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도 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잡을 만큼 잡았고 그 날 처음 게 낚시를 나온 분들과 어린이들은 재미있어했다. 교회 교육관에서 잡아온 게를 손질하여 갖은 양념에 채소를 넣고 무쳤다. 바비큐 그릴에 구워낸 장어구이와 오랜 시간 푹 고아 끓인 장어탕, 게 무침, 야채전, 참나물 무침 등이 한 상 차려졌고, 기쁜 얼굴에 재미있는 담소를 나누며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예전 같으면 사택에서 했을 일인데 이제는 우리 교회가 있어 시간이든, 사람이든, 공간이든, 한국 음식 냄새든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마음 편히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다. 11년 전 처음 교회를 시작했을 때 교인들과 게 낚시를 해서 이렇게 식사했던 때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목회자로서 마음에 작정한 바가 있기도 하지만 어제는 빛바랜 모습으로 변한 내 마음의 굳은살이 떨어져나가고 새살이 돋는 것을 느껴진 날이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11년 전 이곳 타우랑가에 오직 주님 한 분만 믿고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의 그 마음이 다시 솟아올라오게 하셨다.
교회는 주님이 주인이시다. 그리고 나는 종이다.
그 종의 자리로 돌아가서 예배와 말씀, 목회뿐만 아니라 친교로도 섬길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나는 그 마음이 우리에게서 바라시는 주님의 마음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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