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체질 (201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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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9-24 00:32 조회6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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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작년 10월부터 사택 이사를 시작으로 금년 5월 지금의 장소로 교회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무거움과 고통이 있었다. 그리고 또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
아무 것도 없는 빈 건물을 교회로 세우고 그 안을 채워야 할 모든 일과 내용들을 칠판에 빼곡하게 적어 놓았다.
그건 하나님 한 분만을 믿고 기도한 실제적인 것들이었으나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어림짐작으로 계산해 봐도 작은 금액이 아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다 예비하신 가운데 우리 믿음의 무게를 재어보고 계셨으며, 우리가 기도하기만을 기다리셨다.
놀라움의 연속이 날마다, 매 주마다 일어났다.
하나님께서는 교우들의 마음을 감동시키셨고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교우들,
예물 드리는 교우들,
마음을 보태며 함께 하는 교우들이 나서고 일어나게 하셨다.
하나하나 모양이 되어가고, 예배를 위해 필요한 성물과 물품들이 하나하나 자리를 채워갈 때마다 감사와 기쁨이 솟았다. 그렇게 하나님께 영광돌림의 백미는 8월 9일 입당감사예배였다.

어디에선가 ‘이거 다 나중에 남 좋은 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自嘲) 섞인 말이 염려인지 뭔지 모를 소리가 되어 귀에 들릴 때는 눈을 지그시 감는다. 하나님의 은혜로 입당하게 된 주님의 교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기도라고 여겼던 목회자 가정은 제법 추웠던 겨울 40일 동안 교회에서 잠을 자며 기도했고, 제19차 21일 특별새벽기도회를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교우들과 새벽길을 밝히며 함께 기도했다. 교우 한 분이 ‘새벽기도 말씀이 너무 좋았다’고 하는 말에 하나님께 감사했지만 사실 이번 21일 특새 말씀의 메시지는 나의 목회 기간 중애 가장 힘들었던 산고(産苦)가 담긴 설교시간이었다.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이 작년 10월부터 금년 9월까지 거의 1년에 이른다.
더 달릴 수도 있지만 지금은 잠깐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한 주간 목회자 쉼을 가졌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아내와 함께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북섬 끝단의 Cape Reinga 등대에 발자국을 남겼다.
돌아오는 길에 해안도시 Paihia를 둘러보고, Opua에서 카페리를 타고 뉴질랜드 최초의 수도였다는 Russell에서 1박 하려고 했으나 마을이 을씨년스러워서 돌아 나왔다. 그리고 저녁에 Whangrei에 도착해서 안내 책자에 있는 호텔, 모텔, 롯지를 거의 다 전화해 봐도 평일인데 객실이 없단다. 아내는 ‘방 없으면 차에서 자면 된다’며 나를 편하게 해준다. 그러다가 ‘집에 가자’고 결정하고는 야간운전을 해서 타우랑가로 돌아왔다. 그 날 하루만 15시간 정도 운전했는데도 타우랑가에 돌아오니 마음이 편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하더니 여행도 다녀본 사람이 다니는가 보다.
주중에 성경공부 팀과 식사를 하면서 아내가 하는 말이 ‘교회를 며칠 안 갔더니 가고 싶다’고 하기에 나는 ‘교회가 별 일 있겠느냐, 교인들 얼굴 보면 됐지’라고 말은 했지만 이내 ‘우리는 아무래도 교회체질 인가보다.’는 생각에 속으로 웃음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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