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薄明)에서 찬란한 빛으로 (201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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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1-02 06:02 조회76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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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머리 좋고 열심히 공부하고 돈까지 있어야만 갈 수 있는 스탠포드 대학의 학생들이 작고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던진 짤막한 연설에 열광하면서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어요”라고 외쳤을 때 잡스의 메시지는 간단했다. “배가 고파야 한다(still hungry), 어리석어야 한다(still foolish)”고 말한 것이다. 그것을 통해 창조적인 삶을 살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는 수없이 많은 질문을 하며 성장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계속 자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자라면서 더 이상 묻지 않는다.
더 이상 신기한 것이 없고, 어제 뜬 태양이 오늘도 뜬다는 것을 당연시하고 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을 바보로 생각한다. 하지만 의심 많은 바보가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더 이상 질문하지 않을 때 우리는 죽어가고 있는 것이고, 거기에서 창조적인 역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배가 부를 때, 그리고 그 배부름 속에 안주할 때 꿈은 질식사한다.
다 안다고 생각할 때, 그래서 겸손한 호기심이 사라지고 더 이상 아무 것도 알려고 하지 않을 때 그때부터 옛 지식과 옛 기억만 먹고 쓰며 살게 된다.
그때가 우리 인생에서 가장 무의미할 때이며, 내일의 빛이 사라지는 때이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에게 고정관념처럼 박히는 것이 있는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면 모두 무가치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자궁(子宮)을 ‘womb’라 하고 무덤을 ‘tomb’라 하는데 ‘w’와 ‘t’를 바꾸면 각자 생(生)이 되기도 하고 죽음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어머니의 자궁, 즉 모태와 죽음이라고 하는 무덤 사이에 잠시 사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한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탄생과 죽음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기의 탄생을 기억할 수 없고, 또한 자기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말할 수 없다. 그런 우리가 무엇이 그리 대단하다고 그렇게 난리인지 …
존재에 대한 가벼움과 사색 없는 경박함은 내 삶을 값있게, 그리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통찰력(insight)과 분별력(discernment)을 가볍게 버린다.
매스미디어나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 우리가 얻는 정보가 얼마나 잘못된 것일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늘 받은 정보만으로 선택할 일이 아니라 스스로 캐낸 정보를 사용해서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유로운 생각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다소 욕을 먹더라도 좀 튀고 창조적인, 그런 ‘작은 창조자’들에 의해서 인류 문명의 역사는 더 새롭게 기록될 것이다.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았어도 새벽에 어슴푸레하게 비추는 엷은 빛만으로도 정오의 찬란한 해를 미리 보는 박명(薄明)의 지혜가 나를 새롭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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