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주연배우로 승격시켜라 (김향숙-하이페밀리 대표) (201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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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8-03 05:30 조회9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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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교실을 진행할 때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아버지가 눈물을 글썽이며 고백했다.
“아들이 시인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의사가 되라고 했죠. 생각해보세요. 시나 쓰면서 어떻게 밥벌이를 해요? 극구 말렸습니다. 반항? 많이 했죠. 꺾었습니다. 소리도 지르고, 협박도 하고, 매도 들고, 달래기도 하면서. 결국 포기하더군요. 이때부터 아이를 공부하는 기계로 만들었습니다. 시키는 대로 하라고 했죠. 그러면 S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스케줄 다 짜주고. 학원, 들어가야 할 과목 다 정해주었죠. 결국 S대 의대에 합격했고 마침내 교수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어요. 일 중독자가 되어 버렸어요. 집에 들어오지를 않아요. 결혼할 생각도 안 해서 억지로 선봐서 결혼시켰더니 5년 만에 이혼하고 말았죠. 나이 40이 넘었는데 혼자 살아요. 작년에는 갑자기 교수직을 사임하겠다는 겁니다.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면서. 겨우 달래서 이미 제출한 사직서 대신 휴직서를 내게 했죠. 그것도 내가 총장을 직접 만나서. 그런데 복직을 안 하겠다지 뭡니까? 이번 주말이 기한인데 ….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어요.”
그 아들은 말했다. “저는 장남이라는 책임감, 부모에게 좋은 아들이 되기 위해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저는 어린 아이 때도 항상 성숙해야 했습니다. 시키는 대로만 했죠. 한 번도 내 인생을 산 적이 없어요. 다시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면 저는 절대로 교수를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요즈음은 왜 사냐 싶어요. 다 때려치우고 싶어요. 복직. 안 할 겁니다.”
아버지의 얼굴은 한없이 초라했다. 아들은 인생을 포기한 듯 했다. 한평생 다른 누군가의 기대에 따라 자신의 삶을 형성하도록 강요받은 성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결혼도, 취직도 거부하면서 부모 품을 떠나지 않는다.

‘떠남’은 자녀양육의 궁극적인 목표이다(창 2:24). 그런데 부모들은 자녀를 떠나보내지 않으려 한다.
내 품안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시키는 대로, 내 말 잘 듣는 자녀로 양육한다. 자녀의 결정권과 선택권을 존중하지 않는다. 옷, 머리모양, 음식, 음악,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진로, 대학선택, 직업, 배우자 선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판단과 결정을 부모가 한다. 어느 순간 내 자녀는 엑스트라로 전락한다. 구경꾼이 된다. 주인공인 부모눈치만 살핀다. 명령만 기다린다. 부모에 의해 조종되는 꼭두각시 인생 끝에 결국 무기력과 우울감, 무가치감, 허무감, 열등감이 찾아든다.
왜,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니 인생은 혼돈의 연속이다. 몸은 어른인데 마음은 어린아이가 되어 결혼을 했음에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한다. 떠나려는 자녀와 떠나보내지 않으려는 부모 사이의 한판 전쟁은 사춘기 때 극치를 이룬다. 호르몬의 대반란으로 인한 격동, 이는 부모들의 월권행위를 보다 못한 하나님의 직접 개입이다. 자기 인생에 무단 침입한 부모들에 맞서 자기 인생을 찾으라는 하나님의 지원사격이다.

‘나’를 주어로 내세운 거친 소리가 난무한다. “싫어요! 내가 할 거에요. 내 인생이라고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제발 이래라 저래라 간섭 좀 하지 마세요!” 독립을 향한 자녀의 열망이다. 그런데 부모는 반항과 도전으로 해석한다. 이러니 하나님의 의도와 엇박자를 놓는 어리석은 개입이 난무한다. “이 불효자식 같으니라고, 기껏 고생하며 키워놨더니 말버릇 좀 봐. 네 인생이 어떻게 네 것이냐? 내 것이지. 찍소리 말고 엄마 시키는 대로 해.” 그러나 눈을 부릅뜨고, 발을 구르고, 주먹을 쥐고 흔들며 “내 인생은 내 거야” 라고 온 몸으로 소리치는 자녀들!
더 늦기 전에 알아들어야 한다. 독립을 향한 그 간절한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독재자의 모습에 가까운 부모의 결정권과 주도권을 자녀에게 반납할 때,
자녀를 엑스트라가 아닌, 주연배우로 즉시 승격시키게 된다. 일컬어 ‘심리적 탯줄 끊기’라 한다.
미숙아가 아닌,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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