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향 틀기 (201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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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6-29 16:11 조회9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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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과 곡선은 답답하다. 특히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 민족에게는 속이 터질 일이다.
보통 우리는 옛길 대신 새 길을 만들 때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만드는 일에 있어서도 환경과 개발 사이에서 개발 논리를 따라 산을 뚫는다. 우리 민족을 대변하는 특질이 빠름과 직선이다. 그 빠름과 직선을 추구하는 민족성이 세계 최강의 이동통신, 인터넷 강국이 되게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느림과 곡선이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또 사라져야 할 퇴물처럼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남섬의 유명한 관광지 밀포드 사운드를 갈 때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터널이 있는데 아일랜드 사람들이 곡괭이 하나로 굴을 뚫었다고 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지금도 여전히 one way 방식이어서 한 쪽 방향의 차가 지나간 다음에 반대편의 차량들이 통과한다. 살다보면 저절로 느껴지는 것이지만 뉴질랜드라는 나라는 느리다. 시스템도, 일처리도, 사람들의 인식 변화도 느리다. 길도 직선보다 곡선이 더 많다. 어쩌면 이곳 사람들은 빠름과 직선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도저히 큰 속도를 낼 수 없을 것 같은 도로에 제한 속도 100km 표지판이 서 있고 이곳 사람들은 능숙하게 곡선의 길을 운전한다. 느림이면 느림, 곡선이면 곡선을 즐기는 것 같다.

우리 삶의 여정은 마음으로는 직선으로 달리고 싶은데 실제로 인생길을 달리다 보면 쭉 뻗은 길은 거의 없다.
대부분 곡선이고 크고 작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로 되어져 있다. 그 길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전력투구를 하고 경쟁을 해야 하고 또 생존을 위해 뛰고 또 뛰는 학교와 사회 시스템 속에서 쉼 없이 뛴다.
어느 순간 쉬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멈추고 싶어도 다시는 못 뛸 것 같아서 우리 심장은 쉬지 못하고 계속 뛴다.
그래서일까 늘 긴장감이 배어 있고 얼굴은 자주 굳어 있다. 휴가도 즐김이 아닌 마치 일처럼 보낸다.

곡선에서는 속도를 늦추자. 고갯길에서는 좀 쉬어가자.
삶을 그냥 삶으로 채우는 것보다 삶을 삶답게 누리는 것은 더 중요하다.
한꺼번에 180도를 전환해야만 유턴이 아니라 각도를 조금 바꾸는 것에서부터 유턴이다.
우리 인생은 작은 방향 조정에서 마침내 가장 큰 변화에 이르게 된다.
하루아침에 인생이 180도 바뀌거나 대전환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곡선과 느림을 알고 핸들의 각도를 조금 조정하는 아주 작은 것에서 이루진다.
가장 소중한 것들은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지 않고 아주 사소한 것에서 부터 바꾸어가는 노력,
그것들이 쌓여 인격을 만들고 인생을 변화시킨다.
그렇게 우리 마음과 생각, 말과 행동을 주님께로, 말씀의 세계 속으로 방향을 틀 때 기적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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