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201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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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09 12:57 조회1,0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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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우습게 보이는 잡초의 씨앗조차도 그냥 맺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감꽃이 피는가 싶더니 감 열매가 여기저기 맺혀있는데 채 붉어지기도 전에 바닥에 떨어진 땡감들은 자연으로 사라질 것이고, 아직 가지 끝에 붙어 있는 파란 땡감들은 앞으로도 겪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과일 한 알 안에는 만고풍상(萬古風霜)이 담겨져 있다.
모든 열매가 그렇지만 저절로 커지고, 둥글어지고, 붉어지는 것은 없다.
한 알의 과일 안에는 적어도 몇 개씩의 비바람과 천둥과 번개가 들어있다.
또한 그 안에 땡볕과 초승달과 보름달도 몇 개씩 들어 있다. 그렇게 과일은 익어가는 것이다.
한 알의 과일도 저절로 영글지 않는다.
번개와 천둥, 비바람, 땡볕, 찬 서리를 맞으며 역경 끝에 익어 간다.
하물며 사람은 오죽하겠는가?
그냥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베트남을 통일한 호치민의 어록에 이런 대목이 있다.
“절굿공이 아래서 짓이겨지는 쌀은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그러나 수없이 두들김을 당한 다음에는 목화처럼 하얗게 쏟아진다.
이 세상 인간사도 때로는 이와 같아서 역경이 사람을 빛나는 옥으로 바꾸어 놓는다.”

말이 새끼를 낳는 장면에서 생명의 신비와 생존의 경이로움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세상에 태어난 망아지는 몸을 움직이며 자기를 감쌌던 태막(胎膜)을 뜯고 나오더니 다리에 힘을 주고 부들부들 떨면서 곧 바로 일어서려고 한다. 위태해보였지만 이내 일어선다. 그리고 한 달 뒤 어미 말과 함께 초원을 뛰논다.
일반적으로 짐승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거친 자연에 대한 적응력을 갖는다.
아마도 그렇게 따지면 사람은 가장 늦게 홀로서는 존재일 것이다.
환경이 사람을 빨리 철이 들게 하는가 하면, 때로는 사람을 망치기도 한다.
고통은 자초할 것은 아니지만 어떤 기회가 되어 인생의 짓이김과 두들김을 당하게 된다면 그때를 사람과 삶이 단단해지는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사람이라는 것과 사람이 된다는 것은 사뭇 다르다.
존재에 대한 의미가 채워지지 않으면 그냥 사람일 뿐이다.
물론 그것만 가지고도 짐승과 구별은 되지만 사람이 된 것은 아닐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다. 신자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이다.
그런데 그 신분에 맞는 현실의 내 존재가 멀게만 느껴지는 까닭은 거룩한 가치를 위한 희생과 포기와 내려놓음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귀한 것들을 다 가지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나님의 사람이면 하나님의 사람답게 되려고 하는 가치 목표를 정해야 한다.
‘거룩’을 향한 영적 가치들은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기에 행하기가 쉽지 않으나 우리는 거룩을 향해 부름을 받은 존재이기에 다리를 부들거리면서 세상에서 발을 떼야 한다. 그 한 걸음이 신자가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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