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조류 인플루엔자인 A1 고병원성 확산 방지에 고심하고 있다.
그 전염성이 너무도 강해서 어느 지역에서든 한 마리라도 감염 사실이 확진되면 그 일대 반경 몇 킬로미터 내의 모든 농가에서 기르던 닭, 오리 등과 같은 가금류(家禽類)들을 하루에도 수십만 마리씩 살(殺)처분하고 있다. 전염성도 문제지만 사람에게도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짐승뿐이겠는가? 사람도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으면 병균의 침투에 대하여 당해낼 재간이 없다. 바이러스는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로 전염된다. 감기에서부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많은 바이러스들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다만 건강할 때는 항체가 바이러스를 이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이러스에게 공격당하여 건강을 상실하게 된다.
나와 사모도 지난 주 거의 한 주간 동안 배탈, 설사, 구토를 반복하면서 거의 초죽음이 되었었다.
다행히 하나님의 은혜로 몸이 치유 능력을 입어 바이러스를 이겨냈고 지금은 거의 회복되었다.

우리의 영적 면역력은 어떨까?
예수 믿는 우리의 어려움은 천상(天上)의 세계가 아닌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살면서 믿음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에는 마음과는 달리 현실의 실제적인 상황들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다.
내 믿음의 항체들이 약해지면 어떻게 알았는지 그 약해진 곳을 타고 이 세상을 살아가기에 가장 적합하고 타당한 원리와 실리(實利)들이 밀려들어온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세상에 대한 믿음의 영적 면역력을 키우고 강화시키기보다는 세상에 더 잘 적응하기 위해 길들여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수님께서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로워야 한다”고 하셨지만 믿는 자로서의 영적 순결은 교회를 벗어나면서부터 바로 무너질 때가 허다하며, 지혜보다는 지식과 정보로 살기에 급급하다.
그렇게 세상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마음과 생각에 믿음은 있는데 몸과 생활은 믿음과 따로 간다. 그래서 세상과 육신과 또 마귀와 제대로 한 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시들시들해진 예수님의 십자가 군사들이 도처에 널브러져 있다.
전의(戰意)를 상실한 퀭한 눈빛으로 무력하게 자신을 보고, 또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믿음이 있다는 사람도, 믿음이 없다는 사람도 단 한마디 말에, 단 한 번의 현실에 그냥 감염된다. 그리고 시들어진다.

하나님은 항상 사람을 찾으신다. 많이도 아니고 꼭 한 사람, 영적 면역력을 지닌 사람을 찾으신다.
그 사람이 그 시대, 그 상황에서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지금 이 시대, 이 상황에서 내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사람은 시대정신의 거센 물살을 거스르는 믿음의 항체를 갖게 된다. 조금만 생각하고 눈을 떠서 보면 머리카락 잘린 삼손, 믿음의 영적 면역력을 상실하여 이리저리 깨지고 터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 시대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으로 세상의 바이러스를 이기는 그 사람에게 하나님은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은혜와 축복을 몰아서 주실 것이다.
믿음 있는 사람이 세상을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