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도 해야 할 것들 (201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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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9-17 06:07 조회8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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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 수선화(daffodil)에서부터 목련(magnolia), 프리지어(freesia),
그리고 각양각색의 식물들이 집의 정원마다, 거리마다, 들판 여기저기에도 꽃대를 올리고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있다.
보이지 않게 감추어져 있던 생명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냄에 작은 미소가 절로 떠오른다.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생명을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생명이 안 보이는 곳에서 물밑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눈에는 생명의 움직임이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살아 있는 것들을 나타나게 하는 자연의 생명에서 배워야 한다. 우리 눈에 소중하게 보이는 것들은 전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 것이다.

마른 포도나무 가지 마디마디에서 새순이 돋는다.
그리고 마침내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리게 될 것이다.
어떤 포도는 과일로, 어떤 포도는 포도주로 숙성되어질 것이다.
일전에 어떤 글에서 포도주의 발효(Aging)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사람의 성숙함도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포도주는 발효(Fermentation), 압착(Pressing), 여과(Filtering), 병입(Bottling)의 단계를 거치는데 좋은 상품의 포도가 오크통 속에 담겨져 복합적인 향미를 더해가면서 포도주로 숙성된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자연의 으뜸으로 창조하셨다.
그런 사람이 때로 만물의 찌끼와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그런 사실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살 때가 있다.
그 까닭은 하나님과 그 말씀에 대해서 발효, 즉 갈등함이 없기 때문이다.
말씀으로 인해 받는 압착, 즉 고난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과 삶의 태도를 말씀의 필터로 여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성된 병에 담긴 최상급의 신자가 되지 못하고 격이 떨어지는 신자의 수준에 머물고 거기서 만족해하는 것이다.
이런 비극을 당연시 하지 않아야 성숙한다.

모든 기준이 다 자기 자신이다.
그 잣대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실제 우리의 모습이다.
자기가 원하는 것만 보고, 자기가 원하는 것만 듣고, 자기가 원하는 것만 하려고 한다.
그 사람은 훗날 자기가 원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게 될 것이다.
내 눈에 보기에 좋은 것, 내 귀로 듣기에 부담 없는 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는 내면 상태와 삶의 태도는 나를 잘못된 자리에 서게 할 것이다.

살다 보면 보기 싫은 것, 듣기 싫은 것,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짐승들은 하지 않는 것이며, 짐승들에게는 요구되지도 않는 것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신자(信者)이기 때문에 ‘싫어도 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것을 거부하면 인간이기를, 신자이기를 스스로 포기하고 짐승의 단계에 머물기를 원하는 것이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약 된다.”는 말처럼 우리 인생에 약이 된 것은 거의 전부가 다 쓴 것을 맛보았을 때 얻은 것들이다.
하나님과 그 말씀은 때로 부담스러울 때가 있지만 그 분과 그 말씀을 믿고 순종할 때 새 생명과 성장과 성숙함으로 변화된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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