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제습기 (2013.08.18)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8-18 14:51 조회824회 댓글0건

본문

지금 한국은 여름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와 폭염, 그리고 습도가 올라 불쾌지수가 상승하고, 집안도 축축한 옷을 입는 것처럼 개운치가 않다. 유난히 덥고 습한 올 해는 에어컨뿐만 아니라 제습기의 판매가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곳 뉴질랜드 역시 맑고 청명한 나라이지만 습도가 높아서 그로 인한 질병도 무척 많다.
내 서재는 오후 늦게야 햇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다른 방보다도 습도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한쪽에 설치한 행거의 옷걸이에 걸린 양복과 옷들을 입을 때마다 늘 축축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행거의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물 먹는 하마’와 같은 습기 제거제를 해 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어느 날 집사님 한 분과 대화 중에 그런 얘기를 했더니 집에 사용하지 않는 제습기(dehumidifier)가 있는데 써 보시라고 해서 가동했더니 신기하게도 물이 고인다. 도대체 저 많은 물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싶을 정도에 놀랐다. 그만큼 집안의 대기 중에 많은 수분이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하루에 2리터 정도 나오는 것 같더니 여러 날 지나면서 차츰차츰 물의 양이 줄었다. 그리고 옷을 입어 보면 습기가 제거되어서 착용할 때 느낌이 한결 좋아졌다. 그래서 지금도 간간이 제습기를 가동하고 있다.

우리 영혼이 머금고 있는 죄악의 수분은 얼마나 될까?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늘 내 마음과 양심에 불편함을 주었던 내 안의 악함과 더러움, 죄악들은 우리의 영혼과 삶을 칙칙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내 영(靈)을 맑게 하지 못하는 그것들이 내 마음 안에 들어있는데도 그 모든 것들을 너무도 잘 참고(?) 있다.

✤ 마태복음 19:17~20
17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버려지는 줄 알지 못하느냐?
18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19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20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눈에 보이는 부분은 얼굴에서부터 발끝까지 관리하면서도 우리 마음이 머금고 있는 죄악의 습도는 방치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지성과 양심이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온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과 참회를 통한 제습기를 가동할 때에만이 보이지 않던 형태로 존재하여 나를 무겁게 했던 내 안의 악함과 더러움들이 비로소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내 영혼의 죄악들을 제습할 때 우리 심령은 뽀송뽀송해질 것이다.

오직 십자가 앞에 설 때에,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볼 때에, 말씀의 거울 앞에 설 때에, 진정한 참회의 기도를 드릴 때에야 우리는 영적 무기력함과 영적 무능함, 그리고 영적 무지를 털어내고 맑고 힘찬 영혼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순서 제목 날짜
다음 글 하늘로부터 온 것은 다시 하늘로 돌아간다. (2013.08.25) 2013-08-25
이전 글 내 인생의 응급실 (2013.08.11) 2013-08-11

신앙칼럼

Total 635건 17 페이지
No 제목 이름 작성일 조회
395 내 인생의 응급실 (2013.08.11) 인기글 관리자 08-11 796
394 마음 운동 (2013.08.04) 인기글 관리자 08-04 796
393 내 마음의 집 (2013.07.28) 인기글 관리자 07-28 887
392 멈춤의 역설 (2013.07.21) 인기글 관리자 07-21 871
391 바르게 마음먹기와 바르게 걷기 (2013.07.14) 인기글 관리자 07-14 827
390 비상(飛上)을 위한 날갯짓 (2013.07.07) 인기글 관리자 07-07 880
389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 (2013.06.30) 인기글 관리자 06-30 826
388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2013.06.23) 인기글 관리자 06-24 794
387 가을철 나무의 자기 관리 (2013.06.16) 인기글 관리자 06-17 783
386 사람의 말이 믿어지고 사람이 믿어지는 세상 (2013.06.09) 인기글 관리자 06-10 832
385 벌레잡기 (2013.06.02) 인기글 관리자 06-04 824
384 믿음으로 인생의 장작 쪼개기 (2013.05.26) 인기글 관리자 05-26 941
383 협력이 만들어낸 합창 (2013.05.19) 인기글 관리자 05-20 801
382 작은 걸음이 큰 발자국을 남긴다 (2013.05.12) 인기글 관리자 05-13 882
381 망설임의 노예에서 탈출하기 (2013.05.05) 인기글 관리자 05-06 874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