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응급실 (201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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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8-11 16:03 조회7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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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는 ‘일상’(日常)과 ‘비상’(非常)이 섞여 있다.
평범한 일상의 반복과 이어짐이 계속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구조나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비상한 일들이 생기게 된다. 개인에서부터, 가족과 관계된 일, 직장과 사업, 사회와 국가, 민족과 세계에 이르기까지 급박하게 발생하는 상황들이 있다. 말 그대로 비상상황이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급박함이란 분명히 때때로 찾아온다. 그 순간은 모든 것이 당황스럽고, 불안과 염려가 엄습하여 힘들었던 자리는 마치 융단 폭격을 당한 것과 같다.

아내와 나는 타우랑가에 와서 응급실에 갔던 경험이 각각 있었다.
아내는 9년 전과 최근까지 두 번의 신장결석으로 인한 고통과 심한 편두통 때문이었고, 나는 갑작스런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았었다. 특히 아내가 응급실에서 극심한 고통에 말도 못하고 고통의 신음소리를 낼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 손을 꼭 잡아 주는 것밖에는 없었기에 어떻게 마음 둘 바를 몰랐다.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통해 고통이 해소되고, 차도를 보인 후에 응급실을 나오면서 ‘여기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어제 일도 다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내일 일을 모르는 우리가 과연 무엇을 장담할 수 있을까?
내가 호언장담한 일일지라도 그건 장담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내가 나 스스로를 보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응급실에 누워 있는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면서 의사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밖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처럼 그만큼 우리는 약하다.

내가 내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내 능력으로 과거를 바꾸고 오늘과 내일을 내가 뜻한 대로 다 움직일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가 내 인생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만함과 자기 최면에 걸린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신(神)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는 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서 병원과 인생의 응급실을 찾아야 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다.
내 삶의 비상사태는 내가 부주의하고 불성실하여 자초한 것과 전혀 예기치 못한 불청객이 찾아와 삶이 꼬이고, 뒤틀리고, 망가지고, 폭격 맞은 도시처럼 황폐해질 때가 있다. 특히 우리의 속마음은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과 달리 인생의 비바람과 추위와 더위에 빛바래고, 낡고, 찢긴 생의 조각들이 펄럭거리고 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일상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참 믿음을 가지는 것, 말씀을 품고 순종하는 것, 기도하는 것, 금식하는 것, 참된 예배자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응급실에 실려 가기 전에 힘써야 할 내용들이다. 이것들이 일상이 되지 않으면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비상한 상황을 허락하셔서 우리를 영적 응급실에 실려 오게 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겸손히 엎드려 주님의 뜻을 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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