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나무의 자기 관리 (201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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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6-17 20:05 조회7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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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질서정연하기 때문이다.
자연이 늘 장엄하고도 늘 신비로운 이유는 변덕을 부리지 않기 때문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춘하추동(春夏秋冬)인데, 늘 뜨고 지는 태양인데, 늘 밤하늘을 빛나게 하는 달과 별인데
늘 보석 같은 이유는 늘 한결같기 때문이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추풍낙엽(秋風落葉)들이 수북하게 쌓인다.
깊어가는 가을은 마당 한편을 낙엽으로 채우면서 스산함을 더하게 한다.
단 한 점의 생기도 없이 말라 누렇게 변해버린 나뭇잎들은 작은 실바람, 작은 빗방울도 이기지 못하고 나무 본체에서 떨어져 나와 힘없이 잔디 여기저기에 몸을 얹는다. ‘나뭇잎이 떨어진다’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은 나무가 제 몸에서 나뭇잎들을 낙엽으로 만들어 떨어뜨리는 것이다. 나무는 겨울을 나기 위한 자구책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지금까지 자신의 몸을 치장하며 무성하게 덮어 주었던 나뭇잎들에게 더 이상 영양분을 공급해 주지 않는다. 결국 생명력을 잃은 나뭇잎들은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이 생존을 위하여 몸부림치는 냉엄함에서 우리는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배워야 한다.

우리는 내게서 떨어뜨려야 할 것들을 왜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것일까?
내 자신의 인격적 성장, 삶의 성숙, 건강의 증진과 회복, 영적인 성숙을 위해 더 이상 필요치 않은 많은 것들인데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인격과, 삶, 그리고 영육간의 건강과 성숙이 늘 요원하기만 하다.
우리는 내게 붙어있는 그 어떤 유무형의 것들이 내 인격에, 내 삶에, 내 건강에, 내 가정에, 내 영적 성숙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과 결코 내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못 끊어낸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행하지를 못한다. 그것은 의식의 빈곤(貧困)과 의지의 박약(薄弱) 때문이다. 결국 내면과 삶이 피폐해지고 사막이 만들어진다.
누가 나를 목마르게 함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내 인생의 모든 샘터를 메워버렸고, 갈증을 해갈시켜줄 오아시스를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마땅히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므로 인해 오늘과 내일 내게 마땅히 있어야 할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덜 중요한 것을 버리는 나무에게서 인생의 진수(眞髓) 하나를  배울 수 있다면 이 가을은 그것만으로도 깊은 의미이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영적 생명력을 추구하고, 내용 있는 신앙의 삶과 성숙한 믿음에로의 길을 갈 때 내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모든 것들을 떼어내자. 모든 것은 가치 판단에 대한 기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가치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서 붙잡아야 할 것과 떼어내야 할 것을 분별하고 행하자. 지혜가 여기에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지킬 때 부수적인 것들은 언제든지 내게서, 내 인생에서 다시 돋아나게 되어 있다.

이 가을 낙엽을 떼어내는 나무에게서 자기관리를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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