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인생의 장작 쪼개기 (201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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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5-26 14:36 조회9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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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장작으로 쓰려고 기계톱으로 자른 통나무들을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쌓아 놓았다.
그렇게 잘 마른 나무를 불 때기 좋은 크기로 쪼개려고 기계톱으로 자르려는데 뜻대로 안 돼서 난감했다.
통나무를 원통으로 자를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세로로 세워 자를 때는 무척 힘이 들고, 두 번이나 톱날을 갈아왔지만 몇 개 자르지도 못하고 톱날만 무뎌졌다. 그래서 Mitre 10에 가서 도끼를 하나 사 와서 장작을 패는데 그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무엇이든지 눈으로 본 것과 실제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통나무의 반을 정확하게 내려찍는 것도, 힘과 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는 것도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에 쪼갠 것은 장작이 아니라 불쏘시개 수준으로 볼썽사납게 쪼개졌다.
하루는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의 비장한 심정으로 통나무 앞에 섰고 내려쳤더니 쪼개진다. 지금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다. 눈앞에 있는 통나무에 시선집중한 후 엄숙한(?) 마음으로 도끼를 들어 내려치면 도끼날이 나무 살에 박히는데 도끼를 들면 통나무가 같이 따라 들리면 그대로 내리치고, 어떤 통나무는 같은 자리를 반복하여 내려치면서 힘겹게 장작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중에 어떤 나무들은 장작패기를 포기했는데 얼마나 속이 단단한지 아무리 내리쳐도 도끼날만 살짝 박힐 뿐 전혀 쪼개지지 않는 나무가 있다. 박힌 도끼날을 빼내는 데만 해도 애를 먹었다.

작은 일 하나도 마음을 모으는 진정성과 몸의 수고가 뒤따라야 뭔가 되어 가는 게 보인다면 우리 일상의 작은 편린들이 삶에서 모양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진실함과 성실함이 요구된다는 것에 삶의 엄숙함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진실과 성실을 담아 내려쳐도 단단한 나무처럼 그렇게 애를 썼건만 너무 단단해서 쪼개지지 않는 일이 있다. 그래서 피로와 낙심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날 탈진이 불청객처럼 엄습하고, 엉뚱한 방향으로의 일탈이 일어나고, 그 일탈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원치 않으면서도 끌려가는 삶의 박탈감에 젖어들게 된다.
사람들은 ‘그래도 믿을 건 나밖에 없다’고 하지만 나를 완전하게 믿지 말자. 우리는 인간일 뿐이기 때문이다.

                                          『힘들고 지쳐(원제 : 너는 내 아들이라)』
                              힘들고 지쳐 낙망하고 넘어져 일어날 힘 전혀 없을 때에
                              조용히 다가와 손잡아 주시며 나에게 말씀하시네.
                              나에게 실망하며 내 자신 연약해 고통 속에 눈물 흘릴 때에
                              못자국난 그 손길 눈물 닦아주시며 나에게 말씀하시네.
                                너는 내 아들(딸)이라.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
                                너는 내 아들(딸)이라. 나의 사랑하는 내 아들(딸)이라.
                                나의 십자가 고통, 해산의 그 고통으로 내가 너를 낳았으니
                                너는 내 아들(딸)이라. 나의 사랑하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아닌 하늘 아버지를 믿고 다시 한 번 믿음으로 도끼질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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