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8주년에 즈음하여 … (201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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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3-03 13:44 조회7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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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뉴질랜드 타우랑가에 도착한지 2013년은 햇수로 9년째이며, 오늘은 교회 창립 8주년을 기념하는 주일이다. 참으로 빨리도 지난 것 같다.
우리는 이곳 타우랑가에 오기 전 한국에 있을 때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았다.
타우랑가에 있는 사모의 큰언니와 가족들은 우리가 건너 와서 목회하기를 기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우리는 당시 한국에서의 목회의 길을 가고 있었다. 정확한 증표를 보여주셔야만 내가 한국에서의 목회를 정리하고 하나님께서 명령하는 새로운 임지로 떠날 것을 아신 하나님께서는 두 번에 걸쳐 확실한 증표를 보여주셨다.
2004년 1년 동안 나는 교회 강대상에 자리를 펴고, 사모는 강대상 아래에서 자리를 펴고 밤새며 기도하던 때였다.
어느 날 기도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그때 보여주신 첫 번째 증표는 ‘007 가방’ 꿈이었다.
최대한 짐을 가볍게 꾸려서 최대한 빨리 떠나라는 것이었다.
꿈을 깨고 나서 무언가 서두르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졌지만 깨닫지 못했고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계속해서 기도하던 어느 날 하나님은 두 번째 꿈을 꾸게 하셨는데 ‘큰 손바닥’ 꿈이었다.
엄청나게 큰 손이 우리 앞에 내려오더니 나와 사모를 손바닥에 올리고는 어느 장소에 내려놓았다.
굉장히 큰 창고였는데 창고의 틀만 있고, 바닥에는 얇은 합판만 깔려 있고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음성이 들렸다. “너희는 여기서 다시 시작해라.”
너무도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다.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창고에서 다시 시작이라니 나는 두려워 곧 바로 엎드렸다.
‘하나님, 이 무슨 일입니까? 다시 밑바닥입니까?’
목사가 인간적으로 생각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또 다시 목회의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은 일반인들과 교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결국 타우랑가로 가라는 하나님의 신호임을 깨달았지만 스스로 주변을 정리하고, 교회를 사임하고, 한국에서의 목회를 정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난감했다. 그러나 우리를 보내시기로 결정하신 하나님께서는 이미 일사천리로 교회와 주변의 상황, 그리고 사람들 마음까지 미리 정리해 놓으셨다. 그리고 2004년 성탄절 예배까지 인도하고 다음날 12월 26일 한국을 떠나 이곳 타우랑가에 도착해 창립 멤버들과 주님의 교회를 세웠다.
꿈에서 본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목회이기에 날마다 깊은 고뇌와 스트레스 없는 날이 없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그래도 많이(?) 있었던 머리숱이 많이 빠졌다. 진짜 바닥에서부터 최선의 다해 열심을 다해 교회를 섬겼다.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목회자의 휴일인 월요일도 반납하고 전도하러 다녔으며, 사람들 만났고, 말씀과 기도를 쉬지 않았다. 특히 사모의 섬김과 열정에 깊이 감사하고, 창립 멤버들의 헌신과 순종, 그리고 교우들의 참여와 봉사에 감사한다.

이민교회의 특성상 오르고 내리는 부침이 있지만 우리 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신 설계도를 가지고 건축 중이며, 잡초 하나 없이 깨끗하지는 않지만 주님의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섬기는 교회이기를 지금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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