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에 대한 기억 (20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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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8-19 14:55 조회9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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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자연은 봄을 기억하고 있다가 아무도 모르게 땅 밑에서부터 밤낮 없이 뿌리를 부추기더니 이내 여기저기서 새 생명을 알리는 새순이 움트고 있다.

사람의 기억력은 어떨까? 단연 만물 중에 가장 뛰어나다. 만약 사람 뇌의 용량을 완전히 사용할 수 있다면 컴퓨터의 하드 드라이브나 대용량 저장장치쯤은 게임이 안 될 것이다. 많은 기계 저장장치들이 우리 사는 세상을 상당히 편리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의 기억 속에 메모리 되어 있는 것이 단지 자료뿐이겠는가? 사람의 기억 속에는 자신의 영혼을 흔들었던 여러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하루도 컴퓨터 앞에 앉지 않는 날이 없으면서도 컴퓨터가 내 소중한 기억들을 갉아먹고, 나로 하여금 내면적 치매에 걸리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참 신기한 것은 10년, 20년이 지나보면 내 인생을 큰 바람으로 뒤흔들고 지나간 커다란 사건들은 어쩌면 나의 내면을 하나도 변화시키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목회하면서 마음이 답답할 때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서울을 벗어나 훌쩍 떠나 바람을 쐬고, 소박한 음식을 먹고 온 일, 아버지와 평택의 어느 하천으로 붕어 낚시를 갔던 일, 보고 싶은 책이 있어 서점 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던 일, 아이들 어릴 때 아침마다 성경 QT(성경묵상)를 시켰던 일, 좋은 책의 글귀에 대한 추억, 그냥 어떤 작은 일들이 불현 듯 머리에 떠오른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지난 시간들 속에 많은 사물과 사람들이 희미해졌지만 뺨을 스치는 바람, 소소한 기억들이 불현 듯 선명해진다.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보내시고, 사명을 감당할 능력을 많이 주셨는데 어느 순간 그 모든 것들이 멀러지고 희미해질 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무릎을 꿇고 엎드려 기도하는 순간 눈물이 난다.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가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말씀을 붙들고 묵상하니 말씀이 내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의 지난 시간들을 은혜로 채워주신 하나님의 눈길과 손길이 새삼 따뜻하게 느껴진다.

하나님이 멀게 느껴진다면 하나님께 받은 영육간의 복을 세어 보라.
받은 복에 대한 기억력을 회복하는 것은 상실한 믿음을 다시 일으키고, 오늘과 내일을 또 다시 복의 연장으로 인도하는 치유의 영성이다.
하나님에 대한 기억들을 추억할 때 또한 오늘 내 기억 속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좋은 추억들로 가득한 생활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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