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등으로 들음과 귀 담아 들음 (201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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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7-08 14:42 조회1,1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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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관계의 연속이다. 부모가 나를 잉태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세상에 다시없는 긴밀하고 긴박한 부모자식간의 관계를 맺게 된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주위의 여러 사람들과 친인척(親姻戚) 관계가 자동으로 형성된다. 더 나아가 친구, 선후배, 동호회, 직장동료, 사업파트너, 연인, 남편과 아내, 그리고 또 내가 낳은 자녀들과 부모자식의 관계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 많은 관계 가운데 얼굴과 마음을 서로 마주보면서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관계와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고 상대의 말에 별로 마음과 무게를 두지 않고 겉으로 지나치는 관계가 있다.

관계의 형통과 불통은 귓등으로 듣느냐 귀 담아 듣느냐 하는데서 시작된다.
모든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상대의 말을 귀 담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잘 듣는다는 것, 즉 경청(敬聽)의 문제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부부 사이에, 어른과 손아래 사람 사이에, 또한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대목이다.
“내 말을 항상 귓등으로 흘린다. 내 말을 제대로 새겨듣는 법이 없다”는 속 터지는 탄식은 막히고 깨진 인간관계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 내 말을 전달하려고 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의 마음에 말을 걸어야 한다. 전화번호도 잘못 누르면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게 되고, 당황하게 되는 것처럼 내 마음이 듣지 않는 말을 다른 누가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말을 잘못 걸고 있는 것이다. 말을 잘못 걸었으니 그 말을 들은 상대방에게서 엉뚱한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누군가를 탓하고 있는 동안에 나도 누군가 내게 하는 말에 대해서 등을 돌리고 뒤돌아서서 듣고, 귓등으로 듣고, 콧등으로 코웃음을 치며 듣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어떻게 상대만을 탓할 일이겠는가? 상대가 잘 들어주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잘 들어주면 조금씩 달라진다. 이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우리는 상대의 변화를 바라면서도 자신을 변화하지 않으려는 이율배반적인 이기심과 독선에 붙잡혀 있다. 그리고 상대가 도저히 흘려들을 수밖에 없는 말만 하니 합쳐질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다. 거친 상대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보여야 깨진 관계가 회복될 것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내 마음에 말을 걸듯이 “당신 멋져요. 사랑해요, 감사해요, 미안해요.”라고 말해 보라. 그렇게 마음이 열려야 귀도 열리고 말문도 트인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것도 그렇다. 하나님께 등 돌리고 앉았는데 어떻게 은혜를 받겠는가? 그 분의 말씀을 귓등으로 흘려듣고 있는데 어떻게 믿음이 자라겠는가? 그 말씀이 내 마음에 새겨지지 않는 이유는 하나님을 그냥 눈으로 보고, 그 말씀을 그냥 귀로 듣기 때문이다. 그 말씀을 잘 새겨들어 경청(敬聽)하면 은혜를 받게 된다. 그리고 하늘과 땅의 관계가 차츰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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