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바라보는 것에서 함께 보는 것으로 (201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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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6-18 10:05 조회1,0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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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 눈을 뜨게 되면서 피사체가 눈 안에 들어오게 되고, 사물에 대한 구별을 한다. 눈의 뜨임은 본능 다음에 깨이는 감각기관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도 그렇지만 많은 짐승들은 눈을 떴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오는 대상을 부모로 여긴다. 세상의 수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눈에 담기기도 하고 스쳐지나간다. 어느 날 눈과 눈이 마주치고, 서로 마주보는 눈에 행복이 담겨있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 곳을 직시하는 날 하나가 되는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여러 해 사는 동안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는 이 나라 사람들은 대화할 때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얘기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학생이 잘못해서 선생님에게 훈계를 받을 때도 얼굴을 숙이고 있지 못하게 한다. 우리 정서 같으면 잘못했으니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못 드는 것이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마주보지 않으면 선생님의 말을 무시하고 반항하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고개를 들고 훈계를 듣게 한다.

얼굴을 마주보아야 상대를 알게 된다. 마주보기 위해서는 마주서야 한다.
그래야 서로의 눈길을 보내고, 서로의 눈길 속에 담긴 의미와 정서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마주서면 상대의 입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보인다. 마주서서 바라보는 상대의 입에서 사랑과 이해와 관용을 담은 말이 흘러나올 때 그건 가슴이 떨리는 일이다. 

부부가 되기 전에는 마주서서 바라보는 데이트만으로도 큰 기쁨이지만 부부가 된 이후에는 같은 마음과 꿈을 가지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아야 한다. 하지만 일단 마주서지 않으면 함께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없고, 같은 곳을 바라볼 수도 없다. 부부관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등을 돌리면 보이지 않는다. 등을 돌린다는 것은 몸만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돌아서는 것을 의미한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 가운데 나와 등을 맞대고 마음과 몸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떠올리며 내 등을 먼저 돌려 마주서야 한다. 그래야 깨진 관계가 접합된다. 서로 마주서야 따뜻한 눈길도, 떨리는 입술도 보이고, 그 사람의 마음도 보인다. 등을 맞대면 어떻게 상대의 가슴에 꽃을 달아줄 수 있겠는가? 마주서야 사랑의 꽃을 함께 달 수 있다.

하나님의 얼굴빛이 나를 향하여 비취실 때 그 빛을 느끼고 그 빛 앞에 서야 한다. 하늘의 은혜가 임할 때 그 은혜 안에 들어서야 한다. 주님과 마주서야 주님의 얼굴이 보이고, 주님의 사랑이 따스한 햇살처럼 와 닿고, 나를 향하신 주님의 마음과 뜻이 깨달아진다. 그리고 하나님의 복음의 빛과 은혜의 빛을 받은 다음에는 하나님과 마주보는 동시에 하나님께서 바라보시는 곳을 나도 바라보게 된다. 하나님께서 꿈을 함께 견지한다는 것은 마음과 뜻과 삶이 하나님과 같다는 것이며 사명은 그렇게 우리의 삶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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