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담긴 애잔(愛殘)한 사랑 (201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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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5-14 03:35 조회9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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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에도 사랑이 묻으면 속 깊은 정과 사랑의 의미가 담겨진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꼭 잡은 손에서, 환하지는 않지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미소를 머금고 등을 토닥거려주는 것과 같은 암묵적 행위에서 사랑이 느껴진다. 왜냐하면 그것은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마음을 담아 보내는 사랑의 묵행(黙行)이기 때문이다.

장미꽃 100송이, 100개의 촛불,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이벤트와 멋진 저녁 식사, 화려하고 멋진 선물 …
어쩌면 우리 시대의 사랑은 이와 같은 것들을 알게 모르게 강요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우리 역시  이벤트성의 사랑 표현에 쉽게 감동하고 눈물을 글썽인다. 물론 사랑의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사랑이 보편적 인식이 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 같아서이다.
5분만 깊이 우리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사랑은 반드시 거창하고 화려해야 할 필요는 없다.
친구, 연인, 부부 혹은 부모자식 간에 헤어지기 전 잠시 멈칫대며 그 옆이나 뒤에 가서 옷깃이나 등의 먼지를 손끝으로 털어주는 척하는 아주 작은 행위 하나는 소박하나 무척이나 진하고 소중한 사랑의 표현이다. 그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행동은 진짜 먼지를 털려는 것이 아니라 손길에 온기(溫氣)와 부드러움을 담은 사랑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앞모습뿐 아니라 뒷모습까지도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눈빛으로 말하고,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그 눈빛의 의미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것은 오랜 사랑의 관계와 친밀감의 관록에서 나온다. 하지만 사랑은 표현이다. 그저 내 마음 알아주려니, 속으로만 품지 말고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때로는 그저 먼지 터는 작은 시늉만으로도 충분하다. 겸연쩍어하는 투박하고 소박하고 순박한 작은 손짓에서 순수의 큰 사랑이 묻어난다. 그리고 사랑 역시 표현을 해야 자라난다.
진실과 진심이 담긴 부부의 손끝, 자식을 향한 부모의 손끝, 때로는 부모를 향한 자식의 손끝에는 애절한 사랑이 담겨져 있다. 사람은 누구나 그 손끝의 사랑과 정(情)을 먹으며 커 왔고, 지금도 그 사랑에 큰다. 특별한 외식만 하면서 자라나는 것이 아니고 늘 먹는 밥 먹고 크듯이 우리 사랑도 늘 겪는 일상에서의 작은 것을 먹고 큰다.

사랑도 경험이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또 베푼다.
우리 사랑이 정지선에 멈춰 서 있다면 다시 사랑하자. 사랑은 어느 선에서 멈추지 않고 일생동안 삶의 사계(四季)마다 다른 색감과 정감을 가지고 자라나는 것이다. 사랑한다면 말하고, 사랑한다면 표현해보자.
사랑이 익어 열매가 되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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