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삶을 사는 동안 겪는 모든 일들을 소위 경험이라고 한다. 그 경험들은 우리의 영혼과 마음, 몸 안에 고스란히 저장되며,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통해서 자신과 사물, 그리고 사람을 알아가고, 자신의 인생에서 그 모든 일들을 어떻게 대할지를 결정한다.

‘술이 익는다.’는 표현처럼 경험이 우리의 삶에 창조적이며 도전적인 소재가 되기 위해서는 경험 또한 익어야 한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나무의 본체에게 버림받아 떨어져 나무 밑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조차도 자신을 버린 나무를 위한 밑거름이 되며, 또 다른 생명을 위한 부엽토(腐葉土)로 숙성되거늘 자신의 경험이 한낱 스쳐지나간 기억의 파편으로 굴러다닌다면 그 경험은 고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고물이 된 경험들을 다 주워 모으고 삶의 성숙을 위해 숙성시켜야 한다. 경험은 단지 쌓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숙성되어야 한다. 누군가에게서 일어나는 창조적인 일들은 대부분 내부에서 숙성의 과정을 거치다 어느 날 갑자기 뛰쳐나온 경우가 많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다가 자신의 목욕탕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밀도와 비중의 원리를 발견하고 기뻐서 ‘유레카(알았다)’라고 소리쳤듯이 누군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기뻐 소리치는 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삶은 곧 경험이며, 경험의 연속이다. 그러나 한 번 경험한 것으로 그치면 그건 그냥 경험일 뿐이다. 많은 경험들이 쓸모없는 조각이 되어 기억의 창고 구석에 처박혀 있지 않은가? 그 경험이 내면과 삶에서 부글부글 끓고 숙성될 때 내 몸으로, 마음으로, 삶으로 겪은 경험은 꿈의 씨앗을 파종하기에 가장 좋은 흙이 된다. 모든 씨앗의 파종은 다 때가 있어서 시기를 놓치면 다음 해를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때를 놓쳐 파종을 위한 흙을 만들지 못하고 그냥 경험으로 끝나버렸던 모든 경험들을 살려 경험을 숙성시키고, 그 속에 꿈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성숙되는 것이다.

경험을 잘 익히고 또 익혀서 자기 것으로 숙성시켜야 비로소 때가 되었을 때 잘 익은 경험들은 내 인생에 영감(靈感)과 창조(創造)의 빛이 되어준다. 경험의 숙성은 ‘반복, 그리고 또 반복’에서 온다. 살면서 엉덩방아를 찧을 때가 왜 없겠는가? 그러나 주저앉지 말고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또 의연하게 반복해야 한다. 그렇게 경험이 익어간다.

그 어떤 은혜와 축복과 형통, 기도 응답도 단 한번에, 쉽게, 내 마음처럼 간단하게 현실이 되는 것은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지금의 내 모습을 깊이 살펴보라. 그리고 내일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라. 옳은 생각의 반복과 굴하지 않는 경험의 반복을 통해 깊어진 생각의 통속에서 경험은 잘 익어간다. 그렇게 삶의 자태(姿態)가 변화될 때 어느 날 지금의 내가 아닌 성숙한 나를 스스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