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없는 인생과 속이 꽉 찬 인생 (201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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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6-26 07:15 조회9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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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세계를 지구촌으로 만들었다. 앉은 자리에서 내가 클릭하는 마우스, 키보드의 자판을 두드릴 때 세계 어디든 조망하고, 검색하여 찾아낸 자료들이 모니터로 쏟아져 나온다. 특히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을 만큼 탁월하고 빠르다. 사람들이 그 속도에 정신이 매달고 산다. 그뿐이랴, 인생의 모든 부분에서 속도를 숭배하는 동안 인간은 느림의 미학으로 불리는 소의 걸음, 우보(牛步)에 대한 진실은 외면해 왔다. 우리가 그토록 빠르게 추구한 모든 일들, 그렇게 성취한 모든 일들이 과연 속이 꽉 찼으며, 제대로 된 인생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파이스 파(Pyes pa)로 이사한 후 아내는 하루 중 1시간은 흙, 풀과 같은 주변의 자연을 만지고 손대는 일을 하자는 말을 했다. 책상에 앉아서 1시간 이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그런데 흙과 풀, 나무를 만지는 일은 1시간 손을 대도 표도 안 날 때가 많다. 그런데 항상은 못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들여가면서 다듬어져 가는 모습들이 점점 크게 자리 잡는다.
생각하고 비교해 보건대 시간에 비례해서 일이나 결과의 차이가 있지만 일을 많이 하고, 많이 이루었다고 해서 꼭 꽉 찬 인생은 아니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조급함과 함께 생각의 빈곤, 인내심이 약해졌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는 뭔가를 끝까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되돌아보니 살아오면서 중간에 포기한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계획은 있는데, 생각은 있는데, 시작은 했는데 끝까지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하며 중간에 묻어 버린 일들이 많다. 우리의 문제는 끝까지 가야 한다. 끝까지 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모르며 사는 것이다. ‘Live a full life.’ 최선을 다해서 꽉 찬 인생을 살려는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의 틀 속에 늘 빡빡한 일정으로 정신없이 바쁜 것이 반드시 꽉 찬 인생이 아니다. 일을 하되 일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일을 주도하는 사람이 될 때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늘 바쁜 사람들, 그러면서도 뭐가 뭔지, 우선순위도 없고, 늘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기만 하는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한다. 그 사람은 자기도 모르고, 일도 모르고, 인생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어느 날 자기가 바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 깨달음이 너무 늦지 않아야 한다. 자기 일에 몰두하여 초지일관하되, 지치지 않도록 쉴 때 쉬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도움 받고, 도움도 주고, 시간도 나누고 마음도 나누어 가면서 맛있게 멋있게 사는 인생, 그렇게 하루하루가 에너지에 넘치는 삶이 꽉 찬 인생이다.
그 인생의 중심에 하나님이 있는 사람은 내 인생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와 채우심을 공급받으며 한시적 ‘꽉 참’이 아닌 지속적인 꽉 참, 즉 하나님으로 인한 충만을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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