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형통과 불통의 순환 (2011.03.20)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3-21 04:29 조회1,038회 댓글0건

본문

우리 모두는 농사를 짓는 농부와 같다. 우리의 손에는 각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농사가 있어서 저마다 손에 농기구를 들고 풍년의 꿈을 꾸며, 쟁기질을 한다.  땀과, 눈물, 그리고 피가 섞인 돌봄과 가꿈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논밭이 만들어지고, 그 결실들이 흙 위로 올라온다. 농부의 흐르는 땀방울과 땅에 떨어지는 눈물이 있고서야 흙은 풍년을 가져다준다.
자신의 농사가 흉작이 되기를 바라는 농부는 없다. 그래서 모든 농부는 모든 성실과 정성을 다 기울인다. 그러나 아무리 흙을 알고, 작물 재배법을 잘 알아도 하늘이 햇빛과 바람과 단비를 적기에 적당하게 주지 않으면 모든 노고(勞苦)가 일순간에 허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진정한 농부는 농사를 통해 자기 위에 하늘이 있음을 안다. 천하의 근본을 아는 것이다.

이완주의 《흙을 알아야 농사가 산다》는 책의 내용 중에,
“고추가 풍년이 들려면 고추가 익는 8~9월에 비가 오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비가 안 오면 배추는 타격이 크다. 도토리가 많이 달리는 해에 벼농사는 흉년이 든다. 도토리나무가 꽃피는 5월경에 비가 적으니
꽃가루받이는 잘 되지만, 가물어 모를 낼 수 없으니 벼농사는 흉년이다. 반대로 이 시기에 비가 많이 내리면 도토리나무 꽃가루는 비에 젖어 날릴 수 없으니 도토리는 흉년이 될 수밖에 없다.

풍년과 풍성함을 꿈꾸는 농부의 마음과 달리 자연의 이치는 농부의 심정과 다른 결과를 줄 수 있다. 모든 작물이 다 풍년이 들면 좋지만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도 농사와 같다. 그러므로 풍년이라고 너무 좋아할 것도 없고, 흉년이라 해서 너무 슬퍼할 것도 없다. 한 쪽이 안 좋을 때는 다른 쪽의 좋은 면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 지혜롭고도 겸손한 지혜이며, 거기서 기쁨과 행복이 묻어나온다.

흉년, 실패, 뜻하지 않은 때에 찾아온 불청객과 같은 고통과 절망이 삶을 어둡게 하고 인생을 다 망칠 것 같아도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뚫림과 막힘, 눈물과 웃음, 절망과 뿌듯함 등의 전혀 다른 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돌고 돈다. 내 인생의 고추 농사가 흉작이 되어 다 틀린 것 같아도 다른 한편에서는 배추 농사가 풍년이다. 우리의 절망은 한 가지 농사에만 모든 것을 걸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에는 한 가지의 중요성과 절박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죽을 것 같은 때에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피조물의 위치를 깨닫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엎드려야 생각이 살아난다.

✤ 전도서 7:14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순서 제목 날짜
다음 글 믿음으로 ‘한 번 더’ (2011.04.03) 2011-04-04
이전 글 방심과 타성을 경계하라 (2011.03.13) 2011-03-13

신앙칼럼

Total 635건 24 페이지
No 제목 이름 작성일 조회
290 옳은 시작, 옳은 선택, 옳은 걸음 (2011.04.10) 인기글 관리자 04-11 1026
289 믿음으로 ‘한 번 더’ (2011.04.03) 인기글 관리자 04-04 1001
농사-형통과 불통의 순환 (2011.03.20) 인기글 관리자 03-21 1039
287 방심과 타성을 경계하라 (2011.03.13) 인기글 관리자 03-13 1015
286 창립 6주년의 고백 - ‘나는 주의 종입니다.’ (2011.03.06) 인기글 관리자 03-06 915
285 내 마음의 지진 (2011. 2.27) 인기글 관리자 02-28 1036
284 시들은 뒷모습까지도 사랑하라. (2011.02.20) 인기글 관리자 02-20 1270
283 단 한 사람만 내 마음을 알아줘도 좋겠다. (2011.02.13) 인기글 관리자 02-13 1197
282 뜀과 쉼 (2011.02.06) 인기글 관리자 02-06 1086
281 꿈과 믿음 (2011.01.23) 인기글 관리자 01-23 1116
280 하나님을 경외함과 나잇값 (2011.01.16) 인기글 관리자 01-16 1156
279 사랑을 농사짓는 사람들 (2011.01.09) 인기글 관리자 01-10 1191
278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시작 (2011.01.02) 인기글 관리자 01-03 1184
277 오늘을 오롯이 세우는 성실함 (2010.12.26) 인기글 관리자 12-26 1123
276 진솔함 (2010.12.19) 인기글 관리자 12-19 1113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