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주년의 고백 - ‘나는 주의 종입니다.’ (201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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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3-06 13:38 조회9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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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창립 6주년에 목회자의 삶을 고백하다.
우리 교회는 목회자인 내가 타우랑가에 도착하면서 곧 바로 시작되었다.
하나님의 종으로 부름 받아 신학을 공부한 9년, 계속되는 공부, 전도사 시절부터 시작하여 달려온 26년여의 목회사역에 쉴 틈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목회를 ‘목회전선’(牧會戰線)이라 부른다. 세상의 그 어떤 전쟁보다도 심각하고 치열한 영적 전쟁의 선(線)에 서 있기 때문이다. 내 시간은 없었다. 가족을 위한 배려도 다 못했다. 마음이 편해 본 적이 드물다.
주일예배, 설교준비, 주일을 마치면 집에 와서 다음 주일 주보 작성과 주일 준비, 매주 수요예배 찬양과 말씀 준비가 늘 마음을 채운다.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있는 <말씀과 기도 집회> 있는 주간은 더욱 긴장한다.
새벽기도회를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5시에 기상, 1년에 두 번 있는 <21일 특별 새벽기도회> 기간은 1년의 목회 시간 중 마음과 생각, 영성, 육신의 모든 총력을 쏟아 붓는 기간이라 여겨진다. 그때는 새벽 3시면 일어나 말씀준비와 기도에 집중한다. 또한 매주 금요일 성경공부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각 반별로 이루어지고 토요일에는 학생모임… 
목회자는 샐러리맨이 아니다. 목회는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끝나는 시간이 따로 없는 사역이다. 때로 교인들에게서 전화만 와도, 찾아뵙고 할 말이 있다고 해도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이것은 겉으로 보이는 사역이고, 목회적 내면은 더욱 치열하기에 목회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긴장이 늘 따른다. 목회자의 삶, 목회적 고충은 그 내면과 현실의 속을 모르는 사람은 짐작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의 종으로 부름 받아 교회를 섬기며 사명을 감당하는 목회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싫어한 적은 없다. 하나님의 은혜이다.

농부의 심정을 가지고 사람에 대하여, 상황에 대하여, 나 자신에 대하여 참고, 인내하며 기도하면서 기다리지만 전혀 변화가 없고, 회귀(回歸)하지 않으면 간절히 기도한 후에는 마음을 정한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어떤 사람도, 어떤 상황도 심지어 나 자신에 대해서도 뒤 돌아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도, 상황도, 내 자신도 하나님의 일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목회하는 동안 많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마다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수많은 생각과 탈출시도를 해 보았지만 항상 궁극적인 출구는 오직 하나, ‘하나님 아버지’였다. 그 하늘 아버지께서 내게 말을 건네신다. 손을 내밀어주신다. 마음을 낮추고 귀 기울여 그 말씀을 경청하고, 그 손을 붙잡을 때마다 이미 상황을 정리해 놓으시고, 길을 닦아 놓으신 은혜를 경험하고 있다.

용기가 사라진 것도 아닌데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꼼짝도 못할 때, 사방은 막혀 있고, 온통 절벽 아니면 낭떠러지 인데 새벽에 눈을 떠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조용히 기도를 시작한다. “아들아,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 내가 너와 함께 하노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하늘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세미한 음성에 온 몸이 들먹여지며 뜨거운 눈물을 쏟고 다시 마음을 정돈한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더욱 힘을 내 주님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를 거듭 고백하며 오늘 창립 6주년을 맞이하며 서 있다. ‘나는 주의 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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