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과 쉼 (201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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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2-06 18:13 조회1,0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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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타고 장거리를 운전할 때 기본적으로 두 시간 운행 후에는 차도 사람도 쉬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고속 운전을 한 뒤에 바로 시동을 끄지 않고 시동을 켠 채로 몇 분 정도 공회전을 시켜주는 이유는 냉각팬이 돌면서 엔진의 열을 식혀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운전을 하다 보면 잘 안 되는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생 달음질에 있어서도 쉬어 주어야 할 때가 있는데 우리는 쉬지를 못한다. 그러다 마음과 육신, 삶에 무리가 오고 삶이 순간 정지하게 된다. 마라토너들도 42.195km를 달릴 때 코스마다 체력의 안배를 하거늘 인생이라는 가장 긴 장거리를 뜀과 쉼의 안배 없이 그냥 달리다가는 어느 날 모든 게 서게 될 것이다.

어머니의 태(胎)를 통해 세상에 첫 모습을 내 보인 이후 나이에 따라 시간의 물살에 대한 속도감이 다르겠지만 인생은 쉼 없는 시간의 연속이었고 지금도 그 연속선상에서 우리의 삶은 시간 위를 달리고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태어나서 젖 먹기, 밥 먹기, 학습, 학교생활, 직장생활, 결혼하기, 출산하기, 자녀 교육하기, 어느 새 중년, 자녀 결혼시키기, 손자와 손녀 품에 안기, 그리고 인생의 지나간 시간들 중에 그립고, 무상했던 모든 추억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면서 지그시 눈을 감게 된다. 아마도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의 순서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지금 자기 인생길에서 얼마나 왔을까? 지나온 길에 남겨진 발자국의 거리만큼 살아왔을 것이다. 인생은 지금도 우리에게 쉬지 말고 길을 가라고 재촉하지만 우리에게는 멈추어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고민은 멈추어 쉬는 시간을 못 견뎌한다. 쉬면 마치 남보다 뒤떨어지는 것 같고, 인생이 뒤틀릴 것만 같은 생각 때문이다. 평소에 멈추어 서서 삶을 되돌아볼 만큼 여유를 지닌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살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예를 든다면 갑자기 병이 찾아왔거나 큰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자기 인생이라는 식탁에 앉아 자신과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해석을 새롭게 하고, 정리할 것과 정진할 것들을 확정하고, 삶에 다시금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뜀만이 발전은 아니다. 쉼을 통해 마음의 눈이 떠지고 자신과 삶을 새롭게 깨우게 되는 것이다.

인생의 길을 걷다가 멈춰 서는 경우 중, 하나는 쉬기 위해 멈추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쉬지 않고 달리다가 고장이 나서 어쩔 수 없이 멈춰서는 경우이다. 쉬기 위해 멈추면 휴식을 통해 충전과 여유를 얻게 되지만 고장이 나서 멈추게 되면 아픔과 뒤늦은 후회와 회한만이 되돌아온다. 그러므로 목표를 향해 달리되 보다 멀리, 보다 깊이 있는 삶을 위하여 육신과 내면의 쉼은 반드시 필요하다.

6일 동안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천지창조를 기념하기 위하여 안식일을 정하신 하나님의 뜻은 일주일을 열심히 살고 하루를 안식하는 것이 인간에게 가장 좋은 삶의 리듬이며, 또한 그 날 안식하면서 하나님을 경배하며 예배를 드리는 것은 인간의 본분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시는 것이다. 인생의 날에 대한 안식은 재충전이며, 삶의 질을 월등히 높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열심히 뛰어라. 그리고 하나님을 믿고 그 분 안에서 쉼을 얻어야 한다. 그때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보게 될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 결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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