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오롯이 세우는 성실함 (201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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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12-26 18:32 조회1,1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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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마지막 남은 12월의 달력 한 장을 바라보며 ‘벌써 1년이 지나갔구나.’ 하는 순간 금년의 마지막 주간인 송년 주일이 성큼 눈앞에 와 있다. 시간은 쏜 살 같아서 붙들어 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한 해의 연말이 될 때마다 마음만큼 채워지지 않은 내 시간의 여백과 미완들이 못내 아쉽고, 때로 후회와 뒤늦은 가슴 쓸어내림은 세찬 삭풍이 되어 뺨과 마음을 할퀴고 지나간다. 모든 일에 진실하지 못했으며, 성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일 것이다.

철학적 사유(思惟)가 아니라도 우리의 생(生)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死)의 데드라인을 향해 가고 있음을 잘 안다. 이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영원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인생이 장거리이기에 착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시간은 영원히 나의 편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시간은 영원하지 않음을 수시로 공지하고 있다. 그 시간의 엄중함 속에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고, 건설하며, 세워가지만 마음에 그린 대로 그려지지 못하고 채색되지 못한 미완의 그림들, 잘못 그린 그림들, 반듯하게 쌓지 않아 더 이상 올리지 못할 것처럼 불안하게 보이는 삶의 건축물들, 그리고 시작만 하고 세우지 못한 기둥들이 부끄러움의 흔적으로 금년에도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어머니의 모태에서 출발한 인생은 우리에게 과거, 현재, 미래라는 테두리를 씌워 놓았다. 시간의 카테고리 안에서 어떤 사람은 과거를 먹고 살며, 어떤 사람은 과거를 현실의 거름으로 뿌려 오늘과 내일을 꿈꾸며 산다. 과거를 먹고 사는 사람의 공통점은 프린트 된 복사본처럼 영감(靈感)과 생명력이 없이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되풀이하여 옛날을 뜯어먹고 살 뿐이다. 자신의 말소리에 ‘옛날에, 왕년에’만을 입에 올리며 살고 있다면 그는 이미 고물이다. 자신의 과거를 자랑삼아 말하지만 옛날과 왕년밖에는 삶의 레퍼토리가 없다면 스스로 ‘나는 지금의 시간에는 어울리지 않고, 과거의 시간에만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어제의 사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그토록 자랑과 긍지를 느끼는 과거가 있었다면 그건 그때 당시의 오늘을 성실함으로 채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을 최고의 반석 위에 올려놓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오늘 내 마음과 삶에 일어나는 변화를 가장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데 있다.

나의 의식, 무의식과 상관없이 시간의 강은 흐른다. 시간의 강은 어떤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나 각 사람에게는 마를 날이 있다. 이것을 의식하는 사람만이 시간을 금(金)같이 사용한다.
오늘은 자신의 과거를 해석하고, 설명해 주는 결산의 반복이기에 오늘을 오롯이 세우기 위해 삶에 성실을 다하는 사람만이 내일의 그 어느 오늘 위에 서서 밝고 큰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 역사(役事)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오늘,
최고를 향하여 숨 쉬고, 발걸음을 내 딛는 오늘이면 반드시 보상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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