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눈, 믿음의 눈 (201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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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12-12 13:25 조회1,0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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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에 시동이 걸리는 것은 눈앞에 보이는 것을 통해 생각을 하기도 하고, 또는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을 생각하기도 한다. 보이는 것을 통해 생각하는 것과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을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기묘한 상관관계가 있다. 그래서 시각은 생각의 산파(産婆) 역할을 하며, 생각 역시 시각의 산파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시각과 생각은 서로 상대가 낳은 것을 받아주고, 품기 때문이다.
사람의 오감(五感) 중에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아마도 눈으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물이 눈 안에 들어오는 동시에 머릿속에서 생각의 필름이 돌아가고, 또한 내가 생각하는 쪽으로 시선이 움직인다. 그렇게 자신의 눈으로 보고 생각한 것, 또는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한 것에 대해서는 거의 절대적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모든 생각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며, 눈으로 보는 것 역시 보고 확인했을지라도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우리의 생각이 잘못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눈으로 보는 것도 얼마든지 착시(錯視), 또는 진실과 다르게 보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진리 역시 시각과 생각에 의해 검증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리는 학문이나 철학이 아니다. 진리 안에는 학문과 철학이 내포되어 있지만 진리를 학문이나 철학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면 깨달아지지도 믿어지지도 않는다. 철학은 시각과 생각의 프리즘을 통해 사물의 본질이나 존재의 근본 원리를 사유(思惟)하고 직관(直觀)하는 형이상학적 학문이나 진리는 반드시 믿음이라는 프리즘으로 직관할 때만 비로소 영․육간의 본질과 실체가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의 진리, 또는 성경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 갈등하고, 반발하고, 무시하는 것은 시각과 생각의 사유(思惟)를 통해 필터링된 것만을 가지고 절대적인 가치들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눈과 생각에 믿음의 안경이 덧씌워지면 내가 생각하기에도 신기하리만큼 다 믿어지고 이해가 된다. 이것이 어리석음은 아니다. 믿든지 안 믿는지,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진리는 진리인 것이다.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딪치며 하얀 포말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처럼 사람의 시각과 생각에 기초한 것들도 일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오감과 지성, 경험에 의해 판단하고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은 인간의 감(感)에 불과하다.

영원하지 않은 것이 어찌 영원한 것을 판단하며, 불완전한 것이 어찌 완전한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하나님의 눈을 볼 때 티끌 같은 존재가 계속 말을 하고 있으니 하나님 보시기에 우스운 것이다.
그러면 믿음은 어떻게 생기는가? 구원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것처럼 구원을 얻는 믿음 역시 하나님에게 선택의 은혜를 입은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예수는 아무나 믿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이 내 안에 들어오는 사람만이 그 시각과 생각들이 새롭게 조명되어지고, 하나님을 발견하고,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인생과 목적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성령의 조명(Illumination)이 비춰지는 은혜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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