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과 비범함, 일상과 특별함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으로 일상의 생활을 하면서도 뭔가 비범한, 특별한 삶을 꿈꾸고 그렇게 살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비범함과 특별함에 탄성을 지르고 부러워한다. 하지만 정말 사는 것은 보통의 삶이며, 모든 진실과 능력의 대부분도 일상에서 이루어진다. 비범함, 특별함 그 자체가 항상 격(格)이 높은 것은 아니다.

결국 각성(覺醒), 마음의 눈을 뜨는 문제인데 어린 10대나 20~30대에 까지만 해도 일반적으로 남들과 다른 그 무엇을 추구한다. 그것이 대단한 것인 줄 안다. 그래서 남들이 해 보지 못한 일, 남들이 가져보지 않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고, 감정도 남다른 특별한 감정을 탐미(眈美)한다. 사랑도 아주 특별한 것을 원한다. 모든 사람이 다 하는 사랑이지만 내 사랑은 남다르고 싶어 한다. 그러나 결국 그런 화려하고 특별하고 어려운 목표들은 현실로 찾아오지 않았다. 진짜 좋은 것들은 내 일상 안에 있다. 그 평범한 일상이 나다. 너다. 그리고 우리다.

사랑을 하면 어떤 사랑을 참 사랑이라고 할 것인가? 사랑도 그냥 뻔 한 게 좋다. 그저 만나서 좋아하고, 상대에게 무례하지 않고, 배려하고 아끼고 때 되면 소박한 작은 이벤트 하나 준비하고, 그 마음에 웃고, 또 화해하고, 보듬어주면 그게 사랑이지 않은가.
사랑은 열정보다 인내력이 더 필요하다는 걸 나이를 먹어가면서 참 뒤늦게 알아간다. 맥박이 요동치고, 가슴이 울렁이는 사랑을 넘어 서로에 대해 참고 인내해 가면서 사랑이 익어간다. 이게 특별한 것인가, 아니다. 너무도 뻔한 삶의 일상이다. 몰라서가 아니고 깨닫지 못해서 그렇게 모든 삶이 아등바등 거리는가 보다.
평범한 일상을 진실하게 살면 그게 특별한 것이 된다.

뻔한 것이라 해서 결코 가볍거나 값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뻔한 것 속에 정말 큰 것이 숨어 있다. 날마다 먹는 뻔한 음식에 최고의 ‘웰빙’이 있고, 수없이 반복되는 뻔한 일에 진정한 성공이 있으며, 지나가듯 던지는 뻔한 말에 진짜 속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너무도 특별한 세상에서 너무도 특별한 것만을 꿈꾸는 사람은 허황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눈을 들어 자신의 속을 봐라. 현실의 이면에 있는 삶의 진리를 봐라. 사람의 마음 한편에 감추어진 속마음을 봐라.
나도 너도 결코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깊어지면 뻔한 게 특별해진다.
뻔 함이 특별함이 될 때 인생이 깊어지고, 그동안 못 보고 지나쳤던 모든 것에서 인생의 농익은 열매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