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201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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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05-30 17:28 조회1,3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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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편적으로 앞모습과 뒷모습을 비교할 때 앞모습에 더 관심이 많다. 물론 보이지 않으니까 그렇겠지만 실제로 거울을 볼 때에도 뒷모습까지 보지는 않는다. 그래서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정면으로 보이는 신체의 앞모습이나 외면적인 부분들은 가꾸고 다듬기에 많은 정성과 시간과 돈을 들인다. 그리고 삶에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앞부분을 향하여 전진하는 모습들은 계획도, 준비도, 실제로도 열정과 진지함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그렇게 치중한 앞모습이지만 결국에는 뒷모습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

실제 우리 삶의 발걸음은 항상 앞으로 나갈 수만은 없다. 원하든 원치 않던 후회와 아쉬움과 안타까운 일들로 인해 발걸음을 멈추고 뒷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인생은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며, 많은 삶의 변수와 냉엄함이 우리에게 등을 돌려 뒷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삶의 현실에서 등을 돌리는 순간 보이기 시작하는 그 뒷모습이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
뒷모습은 그 어떤 것으로도 감추거나 꾸밀 수 없는 진정 자신의 참다운 모습이다. 사람은 뒷모습에서 자신의 살아온 삶의 족적(足跡)이 솔직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뒷모습은 그가 누구인지를, 어떠한 사람이었는지를 말해준다.  사람들은 뒷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앞만 보고 앞모습만 생각하지 뒷모습을 보여야 할 때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삶을 가벼이 여기기도 한다. 뒤로 물러날 때가 있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떠나야 할 때가 있다. 그 뒷모습은 앞모습이 살아온 결과이다. 그러므로 하루를 살아도 뒷모습이 부끄럽지 않은 삶의 여운과 족적들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얼굴이나 표정뿐만이 아니라 뒷모습에도 넉넉한 여유를 간직한 사람들이 많으면 사람 사는 세상이 더욱 아름답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앞모습만 추구하는 삶은 여백이 없다. 여백 없는 삶은 지칠 때 쉬고 싶어도 쉴 여지가 없게 한다. 세상의 흐름과 시스템과 유행이 아무리 우리를 채근해도 내 삶의 여백은 스스로 확보해야만 한다. 내 뒷모습에 대하여 얘기할 때 삶의 흔적과 족적이 아름답지 않으면 사람들은 내 앞모습까지도 기억하지 않는다. 어디를 가든지 뒷모습을 염두에 두는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람이 떠난 자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한다. 아름다운 사람이 머물다간 자리는 떠난 뒷모습도 아름다운 법이다. 더 이상 꾸밀 수 없는 뒷모습에서 그 사람의 진실을 읽을 수 있기에 뒷모습은 그 사람 삶의 이력서이다.

살아온 족적과 삶의 흔적들을 지금 되돌아봐야 한다. 지금 아니면 내 뒷모습에 대한 교정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뒷모습이 부끄럽지 않기 위하여 성실한 삶, 진실한 삶, 최선을 다한 삶으로 생(生)을 채색하면 좋겠다.
오늘도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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