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한 해의 세밑에는 뭔가 마무리를 하고 다음 해로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한 해 동안의 마음가짐과 생각의 샘에서 흘러나왔던 것들, 입술을 통해서 표현되어진 말들, 공개적 또는 은밀했던 자기 삶의 행적을 돌아보는 것은 성숙에로의 발로이다.
사람들이 걷는 걸음의 모습에는 그 사람의 삶의 건강 여부가 담겨져 있다. 걸음걸이에서 사람의 심경(心境)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 현실의 발걸음에도 당당한 걸음, 삐뚤어진 걸음, 힘찬 걸음, 비틀거리는 걸음, 가벼워 보이는 걸음, 무거워 보이는 걸음, 힘찬 걸음,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발걸음 등의 모습이 있다.

자기 인생에서 똑바로 걷는 다는 것은 좋은 인생을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마음, 또는 생각과 달리 어느 순간 똑바로 걷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자주 보게 된다. 사람의 마음은 항상 이상(理想)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 갈등하기 때문이다.

심성(心性)이란 사람 마음의 성질이다. 그 심성을 통해서 사람의 위인 됨을 조금, 또는 전부를 보게 된다. 심성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사람의 심성을 통해서 그 사람의 인간성, 인격, 기질, 그리고 성향, 내면과 외면의 맑고 더러움, 밝음과 어두움 등 많은 것이 나타난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사람의 심성을 제법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돈이고, 또 하나는 인간관계이다.

첫째, 인생을 똑바로 걷는다는 것은 돈에 대한 자세와 연관이 있다.
돈을 얻을 때와 돈을 얻은 이후에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거나, 돈으로 사람을 무시하고, 돈을 무기로 사람을 옭아매서 제 손에 넣고 쥐락펴락하려는 삐뚤어진 심성의 사람도 있다. 반면에 돈보다는 사람 자체의 가치를 존귀하게 여겨 돈을 통해 사람을 돕고, 살리고, 사람을 세워줄 때도 돈으로 인해 상대의 인격과 가치가 상처 받지 않게 하는 깊은 심성이 있다.
내 손에 있는 돈이 내 돈이 아니다. 사장이 직원에게 급료를 주는 것에도 인격이 있다.
돈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 걸음걸이를 측정해 볼 때 자신을 알게 될 것이다.

또 하나 인생을 똑바로 걷는다는 것은 인간관계에 있다.
연초에 또는 그 이전부터 나와 친밀한 관계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어떤 형태이든지 이권(利權)이라고 하는 잡류를 떠나 순수하게 지금 내 곁에 변함없이 남아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관찰해 보라. 자기 욕심, 자기 손익에 관계된 사람만 남아 있다면 인생을 똑바로 걷지 못한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똑바로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은 자기 자신과 자기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은 내세워도 실상은 가족을 위하지도 않는다. 가족도 자신을 위한 도구이며, 주변 사람들도 모두 재리(財利)의 소재로만 생각하고, 사람을 자기 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정이든 주변이든 모든 사람들이 자기 배, 자기 욕심을 위하여 존재해야 한다는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인간관계관을 가지고 있다. 때로 말과 글의 표현은 달콤하고 자상한 것 같아도 그 속에는 늑대의 잔상(殘像)이 웅크리고 있다.
인간관계의 기초가 돈에 있기 때문에 재리(財利)를 위해 잔꾀를 쓰고, 사람을 사귐과 만남에 있어서도 술수로 지배하려 하고 이용하려고 한다. 얼마나 돈을 쥐고, 알량한 권세를 얼마나 부릴는지는 모르나 인생을 똑바로 걷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과 땅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이미 많은 것을 잃은 후가 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돈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몸과 마음을 똑바로 세우고 걸을 수만 있다면  건강한 인간으로서 건강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돈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똑바로 서고, 똑바로 걷는 것만으로도 인생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제 욕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걸리는 대로 움켜쥐려는 것이 인생이 아니고 손을 펴고 내 것을 내 놓을 수 있는 건강한 인생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돈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똑바로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