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바닷가의 백사장에서 등 뒤로 있는 나무를 보았는데 아래 부분이 다 파헤쳐져 있고, 많이 기울었지만 아직 뿌리가 땅에 박혀 있어서 생명과 푸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생명은 땅과 뿌리와 연결됨에서 나오고 이어진다. 그러나 나무의 뿌리와 본체로 부터 떨어져 나간 나뭇가지는 그 자체의 수분과 자양분이 떨어지면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뿌리에 붙어 있지 못하고 분리된 가지는 생명의 진액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고사(枯死)할 수밖에 없다. 자연의 이치도 이러하건만 사람은 뿌리 없이 버티며 살려고 한다. 아니 뿌리 없이도 당당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아(自我)가 우주의 중심이 되어 살려고 하는 인간은 더 이상 하나님을 의지하거나 하나님의 코치(coach)나 터치(touch)하심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교만은 처음의 죄이면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죄이다. 교만한 인간은 뿌리에서 잘려져 나간 나뭇가지의 운명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영악한 인간은 하나님께로부터 공급받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길을 찾았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의 수분과 자양분을 빼앗아 자신의 부족을 채워 생명과 삶을 연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몸부림은 인생의 모든 가치기반을 땅에 쌓고, 이 땅에서 최대행복과 최고만족을 누리는 것에 집약되어 있다. 하지만 세상은 영원하지 않다. 영원한 세계가 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그 안에 주셨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 한 구석에는 영원세계를 의식하며, 죽음 이후의 세계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기 뜻대로 살려고 한다.

에덴동산에서부터 지금까지 아니 내일도 인간은 자기 뜻대로 살려고 할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하나님의 뜻과 자기의 뜻 사이에 갈등하고 번민하는 사람도 있고, 전혀 그런 의식이 없는 사람도 있다. 전자는 신앙인이고 후자는 자연인이다. 신앙인은 예수의 생명이 내면에 있어 하나님과 영적인 것에 대한 감각이 있기 때문에 현실과 영원의 가치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고, 자연인은 예수의 생명이 그 안에 없어 영(靈)이 죽어 있는 상태여서 영적 감각이 없기 때문에 세상과 영원의 가치에 대해 갈등하지 않는 것이다.
범죄 한 에덴동산 이후의 인간에게는 하나님의 뜻을 버리고 자기 뜻대로 하려는 고질적인 나쁜 습관이 고착되었다. 하나님과 그 분의 뜻을 버리는 것, 이것은 가장 근원적인 악한 습관이다. 이 나쁜 습관을 고쳐야 인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나쁜 습관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자기의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습관이 몸에 배이면 나쁜 습관은 저절로 사라진다. 여기에 우리 인생의 행복과 불행의 갈림이 있다. 하지만 한번 두 번 마음과 몸, 그리고 삶에 배인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나쁜 습관을 고치는 과정에서 오히려 지치고 악한 습관은 더욱 고착되는 경향이 크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면의 변화에 매달리지 말고 긍정적인 면을 강화시킬 때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마음으로 입술로, 삶으로 하나님을 더욱 가까이 하라. 내 마음과 입술과 삶에 배인 불신앙들이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자신의 영혼과 육신, 삶이 풍성해짐을 느끼고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