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에서 우리의 시조(始祖) 아담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죄를 범한 대가로 사람과 자연세계는 고통을 받게 되었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마저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은혜를 입게 하셨다. 고통을 통하여 너무도 아름다운 것들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출산의 고통을 통해서 얻는 자녀의 기쁨, 인생의 뜨거운 불과 차가운 물의 연단과 담금질, 쇠망치 같은 두드림의 고통을 통해서 오히려 사람이 깊어지고 큰 사람이 되는 축복들을 얻게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통에 익숙하지 않다. 고통을 접할 때 너무도 뜨거워하고, 너무도 차가워하고, 너무도 괴로워한다. 그만큼 고통은 우리가 원치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내면과 현실의 고통은 받아들여야 하며, 고통을 어루만질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고통 받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과 때로 자신의 고통에 대해 이해받기를 원하는 것은 얇은 종이의 양면과 같은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우리네 삶에서는 이 두 경우가 극명하게 나뉠 때가 많다. 예를 든다면 남이 나를, 또는 내 입장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굴뚝같지만 남을 이해한다는 것, 그 사람이 당한 상황을 알아주고,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때로 복잡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거의 우리의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다. 가정, 사회, 교회, 모든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욕심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나 남을 이해하는 것이나 모두 대상을 깊이 바라보는 과정에서 생겨나며 용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는 고통을 당할 때 온 세상에 고통 받는 사람이 자기 혼자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과 사람들의 삶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의 형제자매들에서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고통을 받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다. 내 주변 사람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다. 그들의 고통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그들을 비난하지 않게 되고 우리에게 임한 고통은 멈추게 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 사람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 삶의 현실을 동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겪는 많은 문제는 사실 고통보다는 고통을 어루만지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또한 상대의 고통에 대한 편협함이 고통을 키우고 사람을 불편하고 갈라서게 한다. 자신의 고통은 크고 중하게 여기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은 작고 가볍게 여길 때, 서로의 고통 어루만지기는 불가능하다. 자기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 형제자매들'의 마음을 깊이 바라볼 때 진정한 이해도 생겨나고 소통도 가능해진다. 자신이든 상대방이든 고통을 직시하라. 그리고 가슴으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고통을 품고 이해하라. 훨씬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과 아름다운 인간관계의 꽃이 피어남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