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람이 알아본다 (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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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9-01 05:54 조회1,4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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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사람의 마음에 있다. 한 번 더 이해하고, 한 번 더 관용하고, 한 번 더 배려 한다는 것이 왠지 쉽지 않다. 그 ‘한 번 더’ 라는 것이 사람을 크게도 좁게도 하는 것 같다.

인생의 나이 가운데 소중하지 않은 때가 없지만 특히 30-40대는 인생에서 상당히 중요한 기점이다. 이미 인생을 살아오면서 겪은 것도 있고, 성취한 것도 있기 때문에 뭔가 마음속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평범한 일상을 정리하고 다른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세계로의 도약 …
그래서 그런지 우리 교회 안에는 연령별로 볼 때 30-40대의 장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모두가 각자 꿈꾸는 꿈을 따라 최소한 직항으로 11-12시간 비행기를 타고 무려 5,000Km 이상의 먼 거리를 날아왔다. 우리 교인들 가운데 허접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한국을 등 뒤로 두고 뉴질랜드 타우랑가까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용기와 결단이 있는 사람임을 증명한다. 그만큼 각자의 개성과 특성이 독특해서 누구의 간섭을 받고 싶지도 않고, 누구에게 꿇리고 싶지도 않다. 그만한 자존감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러나 허접하지 않은 사람들이니 만큼 무례하거나 지나친 우월감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내려놓아야 한다. 어떤 외적 내용들이 차이와 차별을 만들어 내는지는 모르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이기에 결국 상호간에 본의든 아니든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타우랑가는 인구 11만 조금 더 되는 뉴질랜드의 중형도시이다. 활기찬 한국에서와 같지 않은 답답함도 있겠지만 나 자신만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무례하지 않고, 배려하는 것을 이곳 생활의 예의로 알아야 한다. 특히 이곳은 옛날 시골 동네의 우물가, 빨래터 같은 곳이어서 얼마 되지 않는 한국인들에 대한 소문은 진실 여부를 떠나 금방 확산된다. 그렇다면 진실하면 안 될까 …, 그 소문 역시 금방 번질 것이다. 진실로 각자의 마음을 열면 능력 있게 보이려고 기를 쓰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존중해 준다. 사람 사는 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내 마음을 전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소통해 가면서 하루하루를 즐기는 것. 그런 자잘한 일상이 모여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지 않겠는가.
자신을 지키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남에게 베푼 배려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민자이다 보니 어딘지 모르게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각박해 보이고, 누가 뭐라 하지 않는데도 타국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직간접의 압박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마음 씀씀이와 삶에서 마음을 열고, 배려하고, 포용하고, 이해하고, 관용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 누가 뭐라 하든 그 사람이 큰 사람이다. 누군가 자기를 알아주기를 원하는가? 사람은 사람이 알아본다.

아내와 남편, 엄마와 아이, 며느리와 시어머니, 이곳에 있는 이민자들, 유학생 부모와 아이들, 교회에 들어온 식구들 모두가 쉬운 듯 어려운 듯 서로 ‘배려’가 필요한 관계들이다. 우리는 솔직히 어줍지 않은 배려를 하고도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랐던 좁은 마음일 때가 많다. 내 소중한 사람들조차 나를 위해서만 있어주기를 바랬던 모습이었다. 사람이 알아보는 사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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