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원(恩怨)-은혜와 상처 (200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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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6-29 18:11 조회1,7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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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맑음과 흐림의 뒤엉킴 속에 상처와 은혜도 뒤엉켜져 있다.
상처와 은혜는 서로 연결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은 상처와 은혜로부터 독립될 수 없다. 설령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혼자 산다 할지라도 스스로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마음속 외침이나 독백 속에 은혜에 대해 감사할 수도 있다.
상처와 은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우리들은 자신의 삶에 은혜를 원하지 상처를 원하지는 않는다. 상처와 은혜에 대한 좀 다른 측면일 수 있지만 사람들은 상처와 은혜에 대한 계산을 다르게 한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은 상처와 아픔은 오래도록 간직하는 반면에 큰 은혜는 빨리 망각해 버린다.
불쾌하고, 기분 나빠서 마음이 상한 것, 자존심 구겨진 일들은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상대에게서 되받아내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받은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장부책에 계산을 하는 방식이다.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은혜는 물에 새기고, 원수는 돌에 새긴다”는 말은 삶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기에 과히 틀린 말은 아니지 싶다.
베푼 사람은 굳이 은혜의 되받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상처와 은혜에 대한 잘못된 계산법이 반복되면 그로 인해 은원(恩怨)에 대해 편견이 생기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운한 감정들이 쌓여간다. 누군가에게 맑음을 주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베푼 것에 대해 바라지 않아야 옳지만 때로는 누군가에게 맑음을 주고 잘해준다는 것에 대해서 멈칫해질 때가 있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인생노트에 은원의 계산을 정리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틀린 것은 바로 잡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큰 용기이다.
왜 그런지 좋았던 날들은 이상하게도 가물가물하며 마치 아침 햇살에 사라지는 이슬처럼 사라져버렸는데 상처에 대한 흐린 기억은 뇌리에 박힌 쇠못처럼 남아 있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은원의 일반적 공식이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네 삶에 상처와 흐린 날들이 있음을 몰랐던가?
하지만 상처와 흐림이 막상 현실이 되면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한 모노레일 위에 자신의 삶의 바퀴를 얹는다.
별나게 사는 것 보다 남다르게 살려는 쪽에 무게를 두면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다.
환경적으로, 물질적으로는 보다 더 즐겁고 행복하고, 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면서 왜 삶 그 자체의 윤택함과 아름다움은 가꾸려고 하지를 않는가?
상처는 승화시키고, 은혜는 더욱 빛나게 하는 삶을 위해 좋은 날에 상처와 흐림을 생각해보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의 삶이 보다 더 건강하고 빛이 나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
그것은 자기의 어떤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기에 고뇌와 결단이 따라야 한다.
난 이렇게 생각하고 결단했으면 한다.
상처가 없을 수는 없지만 상처는 얼른 씻고, 은혜는 오래오래 간직하는 쪽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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