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인생 (200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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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5-11 14:47 조회1,6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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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숭고함과 냉엄함 앞에 후회하지 않는 삶은 없다. 할 수만 있다면 후회하지 않고, 그 후회를 줄이며 사는 것이 삶의 지혜임도 안다. 그러나 내 마음과 삶이 내 뜻대로 되지를 않는다. 특히 부모의 일에 있어서는 더욱 후회스러운 일들이 많다. 세상에 부모와 자녀의 관계 사이만큼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도 없다. 그리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처럼 아름다운 관계도 없다.
부모와 자녀 사이는 참으로 어려운 관계이다. 정답도 해답도 지름길도 없다.
늘 고심하고 잘 다지면서 가야 하는 운명의 관계이다.
자식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누구나 부모에 대한 사랑과 효(孝)의 마음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부모는 항상 자식들의 마음 한구석에 보자기로 덮어놓은 존재일 때가 많다. 모든 자식들은 부모가 자식에게 쏟은 마음만큼 커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부모는 자신의 삶을 팔아 자식의 삶을 열어주었건만 자식은 부모의 남은 삶을 존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의 남은 삶조차도 자신에게 희생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늙은 부모는 그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자식의 눈길이 한 번 더 머물러 주었으면 하지만 마음 없어 하는 자식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접고 속눈물을 삼키며 속을 달랜다.
자식들의 마음은 온통 제 아내와 제 자식들에게 머물러 있다. 그것이 잘못이겠는가. 그러나 부모는 너무 멀리 두고 있음이 자식의 허물이리라. 오히려 다 큰 자식들이 늙은 부모의 한 조각 남은 힘마저 자신의 삶에 더 밀어 넣어 달라고 한다. 그 말에 부모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신의 남은 삶의 살을 깎아 자식의 입에 밀어 넣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이것이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낮아지신 부모님의 인생이다.

어느 날 부모님들 중 한 분이 먼저 세상을 떠나겠지, 그리고 또 어느 날은 남은 한 분마저 세상을 떠나겠지, 그리고 어느 날 부모의 말씀이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오는 날, 부모의 사랑이 환영(幻影)처럼 눈앞에 나타나는 날이 오겠지.
어버이 살아계실 때 그 마음과 얼굴의 주름살이 펴지는 말로 좋은 말벗이 되어 드리고,
잡수실 만 하실 때 맛난 것 사 드리고,
건강하실 때 여기저기 좋은 구경시켜드리고,
사람 알아보실 때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리면
그것만으로도 부모는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을 깎고, 살을 달여 먹인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신다.

부모님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공손하게 말하라.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려라.
부모님께서 살아계시는 자녀들은 더 늦기 전에, 때늦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땅을 치기 전에 부모님께 최선의 효(孝)를 다하라.
한문의 효(孝)자를 보면 늙을 로(老)자 밑에 아들 자(子)자가 있다. 자식이 늙은 부모를 업고 있는 상형(象形)이다. 이것이 효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이다. 부모님 세상 떠나고 난 다음에 효(孝)는 눈물밖에 흘릴 것이 없다. 내 부모님들께서는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셨던 나무이셨음을 기억하라. 늙은 부모의 그루터기를 보고 효도할 마음을 가져라.

자녀에게 존경받는 부모,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자녀!
그 행복한 가정의 행복한 웃음이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것이 부모의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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