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게서 배우는 지혜 - (骨空) (200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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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4-06 14:49 조회1,6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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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어느 누구도 태어날 때 그대로 인 사람은 없다.
몸은 성장하고, 적신(赤身)이었던 몸에 한 꺼풀씩 옷이 입혀지고, 학교의 정규교육과 가정과 사회에서 접하게 되는 교육과정을 통해서 뇌(腦)에도 지식과 상식의 옷이 입혀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회적 관습과 풍습의 옷을 입어가며 많은 내용들이 하나둘씩 관념화되어 간다. 그리고 세상의 탁류(濁流)속에서 이리저리 얽히는 동안 원하던 원치 않던 몸과 마음, 그리고 삶에 많은 것들이 주렁주렁 매달게 된다.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획득해야 할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나름대로의 열망을 이루고자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매달게 된 것들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많은 것들이 우리를 무겁게 한다.
내 삶에 이루어진 것이 삶의 무거움으로 다가와 날개 모양만 있지 날지 못하는 새가 되어갈 때 존재감과 생(生)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작가 신영복은 《처음처럼》이라는 책에서 높이 나는 한 마리의 새에게 배워야 할 골공(骨空)의 지혜를 말한다. 하늘을 높이 나는 새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하여 많은 것을 버리는데 심지어 자신의 뼈 속까지도 비워야(骨空) 비로소 높이 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의 뼈 속은 비어있다. 뼈 속이 빈 것은 빈 것이 아니고 몸을 가볍게 하여 새로 하여금 높이 비상하게 한다. 수 천, 수만㎞를 날아가는 새의 힘은 골공(骨空)의 몸이 되었기에 하늘의 기류를 타고 조금의 날개 짓과 지극히 작은 조타 깃털로 방향을 수정해가면서 날아가는 것이다.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하는 새들이여!
변명하고 싶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하여 달려온 시간들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채움에서 또 다시 목마름과 공허감이 느껴진다. 무엇이 되었든 채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왔고, 그렇게 채움을 통해 더 멀리 뛰고, 더 높이 날 것 같았는데 현실은 마음의 날개만 퍼드덕거리지 너무 무거워져서 날지 못하게 되었다.
채우기는 쉬워도 버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안다.
살아가면서 채우기에만 급급해서 버리는 일, 비우는 일은 잊고 살았다. 채우기 위해 산 삶의 무거움으로 인생이 버겁게 되었고, 그토록 얻고자 했던 것들이 조금 지나고 보니 쓸데없는 일, 쓸모없는 것이 되었던 적이 한 두 번인가?
버리고 비울 때 비로소 새로운 것들이 채워지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채우려고만 했기에 우리의 삶은 비만하게 되었다.
왜 비우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나? 그것은 꿈(목적, 목표)이 없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의 믿음의 경주 역시 벗어 버릴 것을 벗어야 잘 달릴 수 있다.
✥ 히브리서 12:1 " …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며"

단순 꿈(dream)이 아닌 꿈 너머 꿈(vision)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매일 버리고 비워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야 바람이 불 때 언제든지 창공을 향해 비상할 수 있다.
오늘 상승기류의 바람이 분다.
예수 안에서 골공(骨空)의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칠 때 높여주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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