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함 (200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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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11-26 15:01 조회1,4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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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를 보면서 산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자신을 보이며 산다.
어릴 적에 누군가를 보면서 똑같이 따라 해 왔고, 또한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누군가 자신을 따라 하도록 한다. 그때 상대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삶에 어떻게 비춰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어떤 길을 똑같이 지나온 후에 상대방의 얼굴에 뭔가 묻은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살펴본 경험이 혹 있을 것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의 거울이 된 것이다.

오래 전에 출판되었던 작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한 아이는 깨끗한 얼굴,
한 아이는 더러운 얼굴을 하고 굴뚝에서 내려왔다.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얼굴의 아이를 보고 자기도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깨끗한 얼굴을 한 아이는 상대방의 더러운 얼굴을 보고 자기도 더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쩌면 인생을 사는 것이 굴뚝을 타는 것과 같다.
검정 그을음이 사면에 묻어 있는 인생의 굴뚝을 통과하다 보면 얼굴에 삶의 숯검정이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연약함이다. 그러므로 굴뚝을 통과한 후 검정이 묻은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인간의 죄악 된 본질상 왈가왈부할 수 있는 것이 못 된다. 뉘라서 자신의 마음과 삶에 한 점 얼룩이나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굴뚝을 지나 왔으면 자기 얼굴을 살피고, 자기 얼굴에 묻은 검정을 닦는 것이 순서이다. 나를 보고 깨끗한 얼굴을 먼저 보여야 그 얼굴이 상대방에게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죄를 지적하는 무례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깨끗한 얼굴과 삶으로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더러움을 느끼고, 부끄러워할 수 있도록 이끄는  거울 됨을 사명으로 여기는 사람에 의해 하나님나라가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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