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있어서 눈, 코, 귀, 입, 촉감으로 대변되는 오감(五感)을 통해서 사람들은 대부분의 것들은 인지한다. 어쩌면 인간 오감에 의해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거의 절대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감의 영역을 넘어선 마음의 세계, 영적인 세계가 있으며 그 세계는 오감으로 판독할 수도 인지(認知)할 수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도 알고는 있지만 일상의 삶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는 마음의 감각을 새롭게 하고 보는 것에 대한 깊음을 새롭게 하지 않으면 인간은 단순한 동물이 되기 쉽다. 보이지 않는 것, 또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현실과 현상적인 것만을 인식할 수 있는 오감으로 알려고 할 때 서로 차원이 다른 두 세계의 충돌로 인해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마음의 세계와 영적인 세계는 마음으로 느끼고, 마음의 눈으로 볼 때 비로소 그 실체가 보이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이 거의 절대시되는 현실적 감각주의의 극대화로 인해 인간의 오감은 더욱 발달되고, 오감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 그 여파로 마음의 감각은 무뎌졌고, 영적인 세계에 대한 인식은 인간의식의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다. 결국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인함임을 모르는 무지함으로 인해 인간 영혼과 의식구조는 허울만 남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영상의 발전으로 인한 보는 것에 대한 감각은 오감 중 극치를 달리고 있다.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 뇌에 전달된 것을 느끼고, 때로는 눈을 통해서 세포 속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엑스타시의 짜릿함을 만끽하는 것에 너무 치우쳐 있다. 눈에 보이는 것에 거의 모든 것을 걸고, 그것만을 말하는 문화는 우리 사는 세상과 인간관계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눈으로 본 것만이 진실이고 옳은 것인가?
현상은 단지 사물이 눈에 투영된 것 일뿐이다.
우리는 자신의 눈에 비춰진 사물과 현상을 통해 마음의 감각과 마음의 눈이 깊어져야 한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현상을 통해 인간과 삶의 깊이를 새롭게 해야 한다.

만약에 눈이 없다고 생각해 보자.
눈 없이 햇빛을 본다면 눈부심보다 먼저 따뜻함을 느낄 것이고,
꽃을 보면 아름다움보다 먼저 향기를 느낄 것이고,
얼굴을 보면 인상보다 먼저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느낀다는 것은 마음으로 본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 정이 들었다는 것, 그리고 서로 배려한다는 것.
이런 것들이 이 세상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진실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