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사람의 눈은 특별히 원근을 조절하지 않아도 망막의 시신경이 자동으로 피사체가 겹쳐서 보이지 않도록 안구를 조절해 준다. 그래서 사람의 눈은 원근(遠近)의 사물을 볼 때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보지 않는다. 볼 수도 없다. 만약 피사체의 원근을 조율할 수 없다면 사물을 보는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고 사람을 보는 모든 것도 육신의 눈처럼 자동으로 조절될 수 있다면 현상과 관계가 흐리게 보이지도 않을 것이고 시끄럽고 복잡한 문제들이 상당부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과 현상을 보는 눈은 그리 단순하지가 않은 듯하다.

인간관계의 원근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우여곡절이야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등을 돌리고 다시 보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 다만 마음의 결정으로 가까이 있는 것도 멀리 보고, 멀리 있는 것도 가까이 당겨보는 조절을 할 뿐이다.

사람이건, 현상이건 때로는 멀리, 때로는 가까이 보아야 할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아무 것도 보고 싶지 않아 두 눈을 질끈 감아 보기도 하지만 또 보인다.
어떻게 보여 지는 것을 안 볼 수 있는가?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인가? 멀리 보기와 가까이 보기를 조절할 줄 아는 것이다.

가까이 있으면 말도 많고 마음에도 안 들고 추해 보이는 것도 멀리 있으면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멀리 있으면 보이지도 않던 것이 가까이 가서 보게 되면 너무 너무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고 보면 우리 삶도 때로는 멀리 보기로, 때로는 가까이 보기로 아름다운 모습만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것이 나와 너를 위한 길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모든 것에는 그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다만 안에 숨겨져 있어 잘 보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자리를 옮겨 새로운 시선으로 보면 보인다. 사랑이 담긴 눈으로 보면 더 잘 보인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모든 인간과 사물을 너무 가까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띄어 놓고 보고, 너무 멀리 보기를 하고 있다면 가까이 보기로 전환해야 한다.
멀리 보기와 가까이 보기에 실패하면 인간과 세상의 숲에서 미아가 되고, 스스로 고립된다.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훈련을 해야 한다.
모든 것에 대하여 멀리 보기와 가까이 보기를 반복, 교차하면 종합적인 안목을 갖게 될 것이다.
숲은 보면서 숲속의 나무는 간과하고, 또한 나무는 보면서 숲의 전체를 보지 못하는 어그러진 눈을 교정하지 않으면 인생의 긴 시간을 헛것만 보고 헛된 판단을 하고 헛된 것에 마음과 몸과 시간과 물질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시력은 없다.
그러나 말씀과 기도, 그리고 성령님의 지도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