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타임의 습관 (200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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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9-10 13:20 조회1,4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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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마음과 생각, 육신, 삶에 각인되어진 자신이다.
그러므로 습관은 그 사람의 위인 됨과 삶의 성향을 말해주며, 때로는 민족적인 풍습이나 사회적 통념에 의한 관습이 개인의 습관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여러 습관 가운데 자연스럽고 익숙하지는 않지만 마음과 삶에 체득해 두면 반드시 그 인생을 보다 더 깊고 풍성하게 하는 습관이 있다.
그것은 삶의 진행을 멈추는 습관이다.

운동경기 중에 감독은 때때로 작전타임을 요청하여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 경기의 흐름과 진행에 대해서 코치하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 인생에도 작전타임과 같이 잠시 멈추어 자기 인생의 전체적인 흐름과 앞으로의 삶의 진행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뇌할 수 있는 습관이 있어야 한다.

우리 배달민족에게는 5천년에 빛나는 대한민국의 민족적 역사에 대한 자긍심도 있지만 역사의 부침(浮沈)과 굴곡도 많았다.
반만년의 역사를 지탱해 오는 가운데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19세기 무렵의 일제 강점기,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 대립으로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며 싸운 6.25동란을 겪었다.
오랜 세월 가난과 질병,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과 조국산하는 폐허의 잿더미가 되었지만 그런 바닥을 디디고 대한민국은 오늘날 세계 속에 우뚝 서 있다.
전쟁 후 불과 50여년의 짧은 세월 속에 세계 경제 10위권의 다이내믹한 나라로 성장한 이면에는 황소같이 지칠 줄 모르는 근면한 민족적 성실함이 있었다. 그렇게 앞을 향해 달려오다 보니 멈추어서 삶의 족적(足跡)을 돌아보고 현실을 폭 넓고 깊게 생각하는 것은 아예 습관 축에도 못 끼게 되었다.
멈추면 왠지 삶의 모든 중심과 사람들에게서 밀려나는 것 같고, 뭔가 손에 잡히고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리라. 그만큼 삶의 현실이 각박하기에 살면서 멈추는 습관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삶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 멈춤을 즐기려는 것은 삶의 사치가 아니다.
오히려 멈춤 속에는 평온이 있고, 멈추는 사람만이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민자로서, 자녀교육을 위하여서, 인생의 그 어떤 것을 얻기 위하여 우리는 지금도 부지런히, 성실하게 달려왔고, 달리고 있다. 이국땅에서의 현실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목표한 바가 있기 때문에 도저히 멈출 수 없다. 그러나 멈추어 서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마음과 몸과 돈을 쏟아가면서 달리는지를 모르고 그냥 세상의 정해진 싸이클과 현실의 흐름, 주변 사람만 보고 달리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기 쉽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왜 교회를 나오며, 왜 예배를 드려야 하고, 왜 예수를 믿어야 하는지, 왜 내가 교회에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면 부담이 되고 힘이 든다.

부디 사유(思惟)하는 존재답게 지금 내가 걷고 있는 행로에서부터 자신의 마음과 육신, 삶의 모든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한다.
계속해서 달리고 세월을 파고들고 싶지만 멈추어야 할 때 멈추어 서서 하나님과의 관계,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인생 전체에 대한 조감도를 점검해야 한다.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잠깐 멈추어 쉬는 습관도 그리 나쁘지 않다.
하나님 앞에서 삶을 멈추는 습관을 가지는 사람들의 앞길에는 하나님의 지혜의 빛이 비춰져서 자신이 개척하지 않은 대로(大路)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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