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그것이 지식이든, 경험이든 무엇이건 한번 관념 속에 고정되어 버리면  쉽사리 바꾸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고정관념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의 습관과 성향, 기질 그리고 삶의 스타일과 수준을 알 수 있다.
사람은 대부분 자신의 고정관념에 맞지 않는 것은 수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잘못된 고정관념은 사람을 편협하게 만들고 삶의 폭과 질을 떨어뜨린다.

아프리카하면 미개인, 낙후된 문명, 기아와 가난에 허덕이는 나라, 재즈나 흑인영가, 육상이나 축구와 같은 예체능 계열에 두각을 나타내는 민족이라는 고정관념이 우리의 뇌리에 박혀 있다.
그러나 책이 황금처럼 소중히 다루어진 지성의 도시가 아프리카 한 복판에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하버드대학의 흑인문학 전문교수인 헨리 루이스 게이츠는 '아프리카의 불가사의(Wonders of African World)'라는 책을 통해 전 세계 지성인들에게 충격을 준 적이 있다.
그 책에서 저자는 14-16세기 중앙아프리카에 있던 '팀북투'라는 대학도시를 소개하고 있다.
이 도시에는 180개의 대학과 신학교가 있어 문법, 수사학, 논리학, 신학, 법학 등을 가르쳤는데 인구 5만 중 절반이 아프리카 전역에서 몰려온 교수와 학생들이었다고 한다.
또한 ‘팀북투’에서는 책과 소금과 황금이 같은 무게로 바꾸어졌다고 한다. 1593년 ‘팀북투’가 멸망하고 모로코에 끌려간 석학(碩學) 바바는 회고록에서 ‘팀북투에는 정치적 자유, 도덕적 순수, 개인의 안전, 외국에 대한 배려와 동정, 학자들과 학생들에 대한 경의가 있었다.'고 진술했을 정도로 이 대학도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지적인 공동체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나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같은 탁월한 지성인이 아프리카에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고정관념은 오래되어 굳어지면 그 사람에게 화석과 같은 틀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고정관념의 틀 속에 갇혀 노예로 사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이 고정관념을 바꾸지 않는 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인간이해와 신앙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고정관념을 깬다는 것은 곧 내 지식, 삶의 일부분 또는 전부를 부정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우리는 주저한다.
그러나 고정관념 틀이 깨질 때 비로소 또 다른 사람으로서의 탄생과 변화가 있게 된다.
변화란 기존의 패러다임이 새로운 지식의 유입에 의해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인생과 신앙에 있어 더 폭넓은 드라이브를 하려면 반드시 인식의 변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연 내게 고착되어서 단 한 칸도 움직이지 않는 고정관념이 무엇인지 체크하라.
그리고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면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자신을 비롯한 인간, 그리고 모든 사물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을 때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깨닫고 감당하는 보다 더 큰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