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怨讐) (200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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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7-08 17:34 조회1,6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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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哲人)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사람 둘 만 모여도 사회가 형성되기 때문에 혼자 사는 것과는 전연 다른 모습과 결과들이 벌어진다.
사회는 항상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방향으로만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움과 시끄러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공생(共生)이나 공존(共存)을 거부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며 옳지 않은 독선이다.

자연은, 아니 우리들이 주변에서 흔히 보는 정원이나 텃밭만 보더라도 심지 않은 잡초가 자리를 잡고 기생하고 있다.
그래도 나무는 잡초에게 핀잔을 주지 않고 서로 공생, 공존한다.
그런데 유독 사람 사는 세상만 공생과 공존이 어려워 보인다.
이민자들의 삶은 더욱 그러해 보인다.
대화를 나누어보면 옳지 않은 사람이 하나도 없으며, 잘나지 않은 사람이 또한 하나도 없다.
잘남은 못남(?)이 있어서 잘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이거늘 모두 자기 잘난 맛에 스스로를 결박하고,
이기주의적인 망각에 사로잡혀 이해득실과 감정을 따라 쉽게 친구가 되고, 쉽게 원수가 되기도 한다.
공생과 공존을 위해서 못남(?)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어야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에너지가 발생하게 되는데 안타깝다.
왜 그리 원수가 많은지, 왜 그리 원수를 빨리 맺는지 …,
그렇게 죽고 못 살 정도로 좋아하더니 어느 날에는 다시는 꼴도 보기 싫은 존재가 되어 있다.

어떻게 내가 좋은 사람만 만나고, 내가 원하는 말과 원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있단 말인가?
당연히 싫은 사람, 원치 않는 사람도 만나고 함께 하고, 원치 않는 말, 원치 않는 일도 하며 살게 되어 있는 것이 사회이고 현실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준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사회통념상의 객관적인 기준에서부터 개인의 주관적인 기준까지 광범위하다.
그리고 소위 그 기준이라는 것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은 통상적 또는 개인적 인간관계에서 잘려져 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 살면서 어지간한 일로는 등 돌리고 살지 말았으면 한다.
사람 얼굴은 등 돌리면 다시는 안 볼 것 같아도 세상을 한 바퀴 돌아 언젠가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사람 얼굴이다.
그러므로 세상 살면서 사람과 척지고 사는 것이 불행이고, 사람과 등 돌리고 사는 것이 고통이다.

관용하자. 자기 마음의 옹졸한 주름을 펴고, 척박함을 개간하자.
원수 맺은 돌멩이를 골라내고, 밭고랑을 고르게 하여 마음을 넓히면  세상과 사람이 달라져 보인다.
뉴질랜드 속에 대한민국을 세워 가려면, 세계열강들 틈바구니 속에서 우뚝 서려면 자기의 이익과 욕심, 감정 때문에 속 좁게 등 돌리지 않아야 한다.

쉽게 원수 맺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원수 맺힘을 풀자.
부부간에, 부모 자식 간에, 형제간에, 친구 간에, 신자 간에, 동포 간에 응어리들을 풀어야 한다.
용기를 내었으면 좋겠다. 큰 생각, 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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