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길을 잃어 본 경험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생각해보건대 분명히 앞을 향해 달렸고, 정상을 향해 한걸음씩 내디뎠건만  어느 순간엔가 내가 어디에 서 있는 것인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인지, 과연 무엇을 위한 질주였는지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상실할 때가 있다.
이때 찾아오는 불청객이 허탈감이다. 존재와 삶 자체에 회의가 밀려오는 것이다.

열심과 성실이 문제인가? 문제는 방향에 있다.
속도를 중시하는 세상의 풍조를 따르지 말아야 한다. 속도에 미쳐버리면 사람이 휘말려버린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잘못된 방향, 없는 길, 끊어진 길을 최고 속도를 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살다 보면 삶에 휘말려 조금씩 타성에 젖어들게 되고,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깊은 돌아봄이나 성찰(省察) 없이 화석처럼 굳어진 마음과 삶 그대로 아무런 영적 감각 없이 살아가고 있을 때도 많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의 마음과 삶에 풀리지 않는 물음표가 계속 생겨난다.
무의미가 반복되고, 인생이 꼬이는 것 같다.
어디서 무너지는 지도 모르는 채 마음과 현실에서 손도 댈 수 없는 도미노 현상의 붕괴가 끊이지 않는다.
삶의 위기이다.
이때 대부분 삶의 일상 속에서 그냥 서 있는 것은 더 불안하기 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은 내 딛기는 하지만 방향을 잃고, 무의식 속에 목적을 잃은 채로 발걸음을 떼며, 인생의 항해를 계속하는 것은 더 큰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이때는 움직이지 말고 고민해야 한다. 생각해야 한다.

땅에도 길이 있고, 바다에도 길이 있고, 하늘에도 길이 있다.
그 넓은 땅, 그 넓은 바다, 그 넓은 하늘 어디에 길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길은 분명 있다. 길이 있으니까 육지를 지도와 나침반을 따라 움직이고, 해로(海路)를 따라 배가 항해를 하고, 하늘 길을 따라 비행기가 운항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길이 아닌 길을 가면 반드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있다. 위기는 시간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옛적에 사람들은 길을 떠나거나 바다를 항해할 때 밤하늘에 떠 있는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잡아 목적지를 향해 갔다.

우리 인생은 길이다.
한 길이면 문제없겠지만 이정표도 없는 수많은 갈래 길로 이루어진 갈등과 결단이 수도 없이 교차하는 안개길이다.
길을 잃지 않을 수는 없지만 길을 잃으면 그만큼 영혼과 삶 자체가 힘들어진다.
내게 존재하는 갈등이 무엇인가?
나를 방황하게 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고, 힘들고 좌절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런 시점에 서 있다면 길을 찾아야 한다. 방향을 잡아야 한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골짜기를 헤매지 말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라는 말이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길이 보인다.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방향을 잃었을 때 북극성을 보듯이, 기본으로 돌아가면 길이 보인다.

말씀과 기도, 예배, 감사는 기본이다.
그 기본이 오늘 나를 회복시킬 것이다.
기본은 낮은 단계가 아니다.
튼실한 기본은 정상의 봉우리에 올라설 수 있는 기본인 능력에서부터 험난한 과정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제공해 준다. 기본으로 돌아가면 혔던 길도 보이고, 끝난 줄 알았던 길도 다시 열린다.
기본으로의 회귀를 통해서 다시 저력을 회복하고 전보다 능력 있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