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박과 꿀맛(2007.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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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4-16 03:43 조회1,5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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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농촌에서 가을추수를 돕다가 먹었던 꿀맛 같은 점심이 그립다.
단지 보리밥에 된장찌개, 풋고추뿐이었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배부를 때에 먹는 밥은 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별반 맛이 없다. 배가 이미 부르기 때문이다. 배고플 때는 그저 식은 밥에 김치 한 가지라도 꿀맛이다.

사람마다 자기 입맛이 있겠지만 음식을 놓고 타박하는 것은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 배고픈 자들에 대한 경멸이며, 하나님 앞에서 책망 받을 오만함이다.
배고픔을 모르는 사람이 어찌 맛있음과 배부름을 말할 수 있겠는가?

음식도 그러하지만 신령한 세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예배의 자유와 풍성하다 못해 널려 있는 말씀의 진수성찬 앞에 젓가락을 깨작거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교만과 오만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생명을 건 예배드림, 그리고 불편함과 부자유스러움 속에서 말씀에 굶주려하는,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간접적인 경멸을 멈춰야 한다.

아모스 선지자의 예언처럼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암 9:11)이 현실적인 기갈 이전에 이미 사람들의 심령에 임하고 있다. 

만약에 현실적으로 자신의 삶에 가뭄과 기갈이 임했다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정신이 없을 것이지만 영혼이 잠들다 못해 기아(飢餓)에 허덕임조차 감지를 못하고 있으니 이는 참으로 기갈중의 기갈이다.

내 심령을 들여다보라. 말씀을 통한 힘이 느껴지는가? 아니면 무감각한가?
내 심령에 말씀의 풍요로움이 가득한가, 기갈로 영혼이 파리해져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먹혀지지 않는 것만큼 큰 저주는 없다.
음식을 먹지 못하면 육신에 힘이 빠지고 사람이 가라앉는 것처럼 영혼의 양식인 말씀을 먹지 못하는 사람의 영(靈)은 시들해지고 마침내 어떤 말씀에도 반응이 없는 강퍅한 죽은 심령이 되고 만다. 그 마음과 삶에 하나님의 열매는 없다.

말씀에 반응하지 못하는 영혼과 그 인생은 소망이 없다.
모든 하나님의 말씀은 받는 자가 믿음으로 먹을 때 비로소 자기 영혼의 양식이 되어 영(靈)을 살찌게 하고 삶을 풍요롭게 한다.
배고픔을 겪은 다음에야 비로소 식은 밥도 꿀맛임을 안다면 인생을 많이 허비한 것이다.

꿀맛은 혀끝이 아니라 자기 마음에 있다.
절실한 마음으로,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먹으면, 찬 보리밥, 김치 한 가지도 진수성찬이듯이 사모하는 마음과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먹으면 때로 소찬의 말씀이라도 생명의 양식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타박이 아닌 꿀맛으로 느껴질 때 영이 살고 삶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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