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 (200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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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10-22 20:04 조회1,7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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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의 자리, 그리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때때로 과신(過信)한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위치가 있고, 나름대로의 능력이 있어서 때에 따라 사용 받는 면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자리나 자기 능력의 현주소를 망각하고 자신을 드러내거나 포장하면 일종의 용량초과로 인한 과부하로 인해 부작용이 생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기비하나 자포자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알면 인생의 폭과 넓이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철인(哲人) 소크라테스(Socrates)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결코 작은 깨달음이 아니다.

사람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비로소 인간다움을 향한 출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철학적 사색과 명상을 통해서 자아발견과 성찰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사람이 수양을 통해서 일반인보다 나은 경지에 이르게 된다 할지라도 신(神)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진짜 능력과 자기가 선 자리를 모르거나 망각하는 사람은 설탕물을 먹고 가짜 꿀을 내놓는 벌처럼, 나중에는 초라한 인격자의 모습이 되고 만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 인생의 의미와 목적이 무엇인지, 또한 자신의 실체를 깨닫기 원한다면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 1:1로 서 본 사람은 자신이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주권자는 하나님이시라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인간이 하나님을 발견하고 자신을 깨닫게 되면 비로소 내려놓을 것을 내려놓고 인간 본연의 자리로 내려간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진정 겸손해 질 수밖에 없다.

정채봉의《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책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다.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했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 동화 같은 짧은 글은 우리에게 자신의 본체(本體)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살아야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교회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다. 교회의 주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분이시다. 이 사실을 빨리 깨닫고 속히 옷걸이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

신학자 칼빈의 말처럼 성령과 하나님의 말씀이 가는데 까지 가고, 성령과 말씀이 멈추는 데서 멈추어야 한다.
사람이 성령과 말씀보다 앞서서 하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우리 가운데 누구도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역할을 하도록 부름 받은 사람은 없다.
자신이 옷걸이임을 의식하며 겸손히 내려앉으면 하나님의 은혜가 끊임없이 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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