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하나님 앞에 ② (2017.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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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astor 작성일17-11-12 05:56 조회7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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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적 신앙 / 김상현

 

내 영혼이 그럴 거다

 

세탁물처럼

때 찌들어 허물 벗듯

맡겨지는 옷은

세탁소 기름통 속에서

숨도 못 쉬고 돌고 돌아

때 구정이 빠질 때에야

거의 질식한 상태로 꺼내진다.

 

교회당에 앉아 있던 나,

그토록 알몸이 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모태로부터 지금까지 버릇되어버린

찬송과 회중기도와

뜻 없이 외우던 주기도문

, 번질거리는 나의 기름때여!

 
 
이 작은 시 앞에 부끄러움과 초라함이 엄습해 온다.
 
하나님 앞에 숨이 막힐 것 같은 질식 상태로 들어가기, 하나님 앞에 알몸 되기,
하나님 앞에 찌든 기름 때 벗기기
하나님 앞에 짐 내려놓고 맡기기,
하나님 앞에 가면 벗기
하나님 앞에 깊은 기도하기,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면서도 또한 가장 못하는 것이다.
 
입안이 하얗게 말라서 목이 타는데 물을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하나님 앞에 엎드려 은혜를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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