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다 풀렸다’가 반복될 때 (201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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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2-19 18:12 조회4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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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서 시간이 들어가지 않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시간은 곧 우리 인생을 분할하여 쪼갠 생의 조각들이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되는 일은 우리 인생 그 자체를 먹고 자라고 채워지고 익어간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곳 뉴질랜드의 북섬의 타우랑가는 겨울이 와도 얼어붙는 법이 없다. 하지만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겨울은 올해도 폭설과 동장군의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은 동토 같은 대지와 대기를 가득 채운 찬바람은 다시는 봄에게 자리를 내 주지 않을 것 같아도 엄동설한에도 날들은 ‘얼었다 풀렸다’를 반복한다.

강원도 깊은 산골 덕장에 널린 황태는 추위와 따스함이 겨우내 반복되면서 쫀득쫀득한 최상급의 황태가 된다.
갓 잡은 청어의 내장을 제거하고 바닷가의 덕장에 널린 과메기, 말린 생선들을 바다 끝에서 불어오는 해풍에 말리면 햇빛과 해풍에 꾸덕꾸덕 잘 마른 생선들은 신선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맛깔스러움을 낸다. 밭에서 뽑아낸 무의 윗부분인 파란 무청을 처마 안쪽에 걸린 줄에 널어놓으면 하루가 다르게 말라비틀어지면서 한 달 두 달 정도 지나는 동안 그 시간 속에 맛이 배어들고 비타민 덩어리인 무시래기로 변화된다. 손만 대도 부서질 정도로 삐쩍 마른 무시래기를 삶아서 된장국에 넣기도 하고 생선 조림이나 찌개에 넣으면 그건 또 완전히 다른 맛을 촉촉이 머금은 맛 덩어리가 된다. 길게 그냥 걸트려 먹어도 좋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나물을 무쳐 먹어도 좋고 무시래기 밥을 해먹어도 참 좋다. 큰 무를 작은 크기로 썰어 햇빛과 바람에 잘 밀린 무말랭이는 음식으로 만들어 무치면 어찌 그리고 꼬들꼬들한 게 맛도 좋은지 특히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모두 햇빛과 바람이 만들어 낸 것이다.

만약 우리 인생에 ‘얼었다 풀렸다’가 반복되고 내리쬐는 햇빛과 찬바람과 더운 바람이 밤낮없이 불어대면 어떨까?
혹한(酷寒)과 혹서(酷暑)는 누구에게나 무척이나 힘든 시간이다.
그것이 변화무쌍하게 우리 인생에서 날마다 반복된다면 긴장과 이완의 반복 속에 우리는 녹초가 되고 지쳐서 바닥에 누워버릴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뜨거운 햇빛과 모진 바람을 자청하지 않아도 우리를 사람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더 괜찮은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하나님의 섭리 속에 내리쬐는 햇빛과 세찬 바람이 사람과 환경의 모습으로 불어 닥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것이 우리 인생의 실제이며 또한 실전이다. 그런데 그 속에서 우리는 가장 맛깔스럽고 가장 쫀득쫀득하고 웬만해서는 무너지지도 부서지지도 않는 일품, 명품 인생이 된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손에 들린 한 덩어리의 진흙과 같다.
토기장이 되시는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다듬으시고 새롭게 만들어 가고 계신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죽이는 실수는 결코 범하지 않으신다.
뭐가 되었든 하나님은 우리를 최상급, 최고의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고 우뚝 세우시려하신다.
아프다고, 죽는다고 소리만 지르지 말고 하나님의 뜻대로 만들어져 가는 것을 삶의 의미와 보람으로 여기자.
어느 날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나를 향해 엄지를 들어주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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